슈스케 광팬의 외고집 승부수… 30억으로 150억 광고효과 ‘대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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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14일 03시 00분


■ ‘시즌3’ 메인스폰서 관철시킨 KB국민카드 윤창수 팀장

“투자금액 대비 5배의 효과를 낸 비결이 뭐냐고요? 40대 아저씨인 저부터 슈퍼스타K의 ‘광팬’이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반드시 또 뜬다고 확신했습니다.”

회사의 반대를 무릅쓰고 케이블TV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3(슈스케3)의 메인 스폰서가 되자고 주장해 이를 관철시킨 윤창수 KB국민카드 광고&디자인팀장(43·사진)의 말이다. 8월 12일 첫 방송을 시작한 슈스케3는 매회 10%가 넘는 시청률을 올리며 11일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케이블TV 프로그램의 평균 시청률이 1% 미만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중파 프로그램 못지않은 인기를 누린 셈이다. 이 덕분에 메인 스폰서인 KB국민카드도 대박을 터뜨렸다. 광고업계에서는 약 30억 원을 들인 KB국민카드가 150억 원이 넘는 광고효과를 누린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KB국민카드 제공
KB국민카드 제공
윤 팀장이 올해 초 ‘슈스케3의 메인 스폰서가 되자’는 의견을 제시했을 때 국민카드 내부에서는 반대 의견이 많았다. ‘허각 신드롬’을 일으킨 지난해 슈스케2가 워낙 인기를 끈 탓에 ‘설마 올해도 그 정도의 열풍이 되풀이되겠냐. KB국민카드가 분사한 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수십억 원을 들인다는 건 위험하다’는 의견이 대다수였다.

하지만 2009년 슈스케 시즌1 때부터 이 프로그램의 팬이었던 윤 팀장의 생각은 달랐다. 그는 “골목에 수많은 족발집이 있어도 원조 족발집의 장사가 가장 잘되듯 슈스케의 성공 이후 비슷한 형태의 여러 프로그램이 생겨났다고 해도 가장 인기를 끌 프로그램은 슈스케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이런 판단을 토대로 그는 ‘KB국민카드가 핵심 고객층을 1834세대로 설정했지만 은행계 카드사로 출발해 젊고 혁신적인 이미지가 약하다. 1020세대들이 좋아하는 이 프로그램을 놓쳐서는 안 된다’고 경영진을 끈질기게 설득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했다. 슈스케3는 슈스케1, 2와 달리 솔로 가수 외에 그룹의 참여를 허용하는 전략으로 대히트를 쳤다. 결승전에 진출한 ‘울랄라세션’과 ‘버스커버스커’도 모두 그룹이었다. KB국민카드의 자체 조사 결과, 국민카드의 비보조인지도(고객이 어떤 상품이 필요하다고 느낄 때 해당 업종에서 가장 먼저 떠오르는 브랜드)는 방송 전보다 2배 상승했다.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최근 임원회의에서 윤 팀장을 언급하며 “참으로 대단한 일을 했다. 포상이라도 해줘야겠다”고 칭찬했다.

윤 팀장은 슈스케3에 발맞춰 국민카드가 내놓은 ‘슈퍼스타 KB국민노리 체크카드’의 탄생 작업도 주도했다. ‘시즌3’라는 의미로 3333장만 만든 이 카드는 나온 지 한 달 반 만에 다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그가 슈스케3의 출연진 중 가장 좋아하는 멤버는 우승자 ‘울랄라세션’이다. 그는 “지금은 다 나았지만 초등학생인 제 아들도 한때 소아암을 앓은 적이 있다. 위암 투병 중인 울랄라세션의 리더 임윤택을 볼 때마다 가슴이 아팠는데 우승을 해서 내 일처럼 기쁘다”고 말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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