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국회 처리를 놓고 여야가 대치한 가운데 이명박 대통령은 12일(현지 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잠시 만났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미국 하와이 호놀룰루를 방문한 이 대통령 부부는 할레코아 호텔의 만찬장에서 오바마 대통령 부부와 인사를 나눴다.
국내 정치권의 관심은 이번 APEC 정상회의 기간에 두 정상이 만났을 때 한미 FTA 문제를 놓고 어떤 대화를 나눌지에 모아지고 있다. 15일로 예정된 이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앞두고 민주당이 ‘국회에 와도 좋다. 하지만 오바마 대통령을 만나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재논의 물꼬를 터야 한다’고 주문한 상태다.
이날 두 정상의 만남은 1분을 채 넘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바마 대통령 내외가 만찬장 입구에 선 채로 20여 개 방문국 정상 내외를 맞이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대통령과 오바마 대통령이 귀엣말을 나누는 장면이 카메라에 포착돼 무슨 얘기가 오갔는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외교통상부 고위 관계자는 “지난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때 각국 정상을 맞은 이 대통령의 경우 ‘반갑다. 잘 오셨다. 어떻게 지내셨느냐’ 이외의 말을 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은 13일 정상회의 때는 6시간가량을 오바마 대통령과 같은 회의장에 머물며 단체사진도 촬영한다.
이에 앞서 이 대통령은 12일 하와이 교민간담회를 열고 “나는 결과적으로는 (비준안이) 통과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또 “미국(의회)에서도 통과시켰는데 우리도 통과시킬 것이다. 새로운 (경제) 위기가 오지만 미국과 통상을 확대하면 일본 같은 나라들이 한국에 많이 투자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14일 귀국하는 이 대통령은 17∼19일 인도네시아 발리를 방문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3(한중일) 정상회의’에 참석한다. 이어 필리핀을 국빈방문해 마닐라에서 베니그노 아키노 대통령과 단독 및 확대 정상회담을 하고 22일 귀국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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