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시장 주도권 빼앗길 수도”… 내년 CES전시 고민내년말 애플TV 나와… OS 플랫폼 전쟁 TV로 확전
세계 TV 시장을 주도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고민에 빠졌다. 구글TV 때문이다. 두 회사는 이미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해 인터넷과 연결할 수 있는 TV 개발을 마무리한 상태다.
하지만 구글TV를 주력 제품으로 내세울지에 대해서는 아직 답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당장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 전시할지, 메인으로 선보일지 등에 대해서도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CES는 세계 전자회사들이 ‘한 해 장사’ 계획을 알리는 자리나 다름없는 중요한 전시회다. 블룸버그통신은 최근 “세계 TV 시장 2위인 LG전자가 구글의 소프트웨어를 장착한 TV를 CES에서 내놓을 것”이라고 보도하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이미 개발을 거의 끝낸 구글TV를 두고 상용화 여부와 시점에 대해 고민하는 이유는 자칫 주도권을 외부에 빼앗길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전자업계 관계자는 “스마트폰에서 벌어지고 있는 구글과 애플의 주도권 전쟁이 TV 시장으로 옮아오면서 TV시장이 불확실해지고 있다”며 “경영진이 전략적 선택을 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 삼성·LG “구글TV 언제 선보일지…”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올 초 “상반기 안으로 구글TV의 생산 여부를 최종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여전히 속 시원하게 구글TV를 선보일지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그 대신 자체 개발한 OS를 탑재한 스마트TV에 마케팅 역량을 쏟아 왔다. 다양한 콘텐츠 회사들과 제휴를 늘려나가며 자체 생태계를 활성화하려 애쓰고 있는 것이다. LG전자도 올해 1월 자체 TV OS인 ‘넷캐스트’를 탑재한 TV를 선보이고, 세계적인 콘텐츠 회사들과 손을 잡고 있다.
그동안 구글은 삼성전자와 LG전자에 구글TV를 함께 만들 것을 적극적으로 요청해 왔다. 국내 전자업계 관계자는 “세계 TV 회사 중에서 영향력을 주는 회사는 결국 삼성 LG밖에 없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특히 지난달 말 구글이 공개한 최신 구글TV는 안드로이드 마켓이 열리고, 검색을 통해 원하는 프로그램을 지상파, 케이블TV, 인터넷에서 모두 찾아주는 기능이 추가돼 주목을 받고 있다. ○ TV OS 전쟁의 시작
삼성과 LG가 구글TV를 만들긴 하되, 팔지 말지 결정을 못 내리는 것은 향후 TV시장의 판도가 어떻게 변할지 가늠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TV는 언제나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시장을 주도해왔다. 3차원(3D), 발광다이오드(LED) TV도 한국 업체들이 주도했다.
이런 상황에서 운영체제를 구글에 맡겨버린다면 자칫 쥐고 있던 주도권을 구글에 빼앗겨버릴 수도 있는 데다 지금까지 애써 만들어온 자체 스마트TV 시장을 잠식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그렇다고 구글TV 카드를 버리기도 어렵다. 스마트폰에서 봤듯 초기에 어떤 전략적 선택을 하느냐에 따라 시장의 판도가 뒤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내년 말 애플TV가 나올 예정인 데다 마이크로소프트도 윈도8과 자체 비디오콘솔게임을 이용해 TV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김용균 정보통신산업진흥원 연구원은 “결국 TV도 OS를 둘러싼 플랫폼 주도권을 구글이나 애플이 가져가게 될 가능성이 높다”며 “단순히 OS의 품질이 문제가 아니라 스마트폰과의 연결성, 콘텐츠 유통망 등과 연결돼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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