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에서 최초로 한국 시장에 선을 보인 중형 세단 ‘말리부’. 한국GM은 “역동적인 외관 디자인과 뛰어난 정숙성을 확보했다”며 “국내 중형차 시장의 새로운 강자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GM 제공
한국GM이 내놓은 중형 세단 ‘말리부’는 안그래도 치열한 중형차 시장의 경쟁을 더욱 치열하게 만든 주인공이다. 동시에 한국GM의 야심작이기도 하다. 전 세계 최초로 국내에서 선을 보인다는 점도 그렇거니와 ‘토스카’ 이후 오랜만에 한국GM이 내놓은 중형 모델이기 때문이다.
외관은 세단 특유의 진중함 속에 역동적인 느낌을 더했다. 십자 마크로 대표되는 쉐보레 특유의 전면부 디자인은 여전하고, 헤드램프는 감각적이지만 결코 튀지는 않는다. 두 개의 사각형이 붙어 있는 뒤 램프는 다른 세단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개성을 보여준다.
말리부의 가장 큰 장점은 정숙성이다. 2.0 LTZ 모델을 탔는데, 시동을 건 직후에나 가속 페달을 밟을 때나 실내는 조용하다. 세단을 선호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점을 정확하게 잡아냈다는 느낌이 들었다. 엔진의 떨림과 소음뿐 아니라 고속 주행 시 발생하는 풍절음도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잡아냈다.
다만 가속 페달을 밟았을 때 곧바로 응답하는 능력은 다소 아쉬웠다. 약간의 시차를 두고 앞차와의 간격을 좁혀 나간다. 이른바 ‘확 치고 나가는’ 능력을 좋아하는 운전자라면 다소 답답할 수도 있는 대목. 이에 대해 한국GM은 “변속기 세팅이 오일이 다 채워지면 변속이 일어나도록 해 약 0.1초의 간격이 있을 수 있다”며 “내구성 측면에서도 이 방식이 훨씬 좋다”고 설명했다. 본격적인 가속을 시작한 뒤에는 지면에 제대로 붙어간다는 느낌을 준다. 최대출력과 최대토크는 141마력, 18.8kg·m(2.0 모델), 170마력, 23.0kg·m(2.4 모델)이다. 변속기는 6단 자동변속기를 얹었다.
스티어링 휠의 응답성은 기대 이상이다. 속도와 상관없이 스티어링 휠은 운전자가 원하는 만큼 돌리면 곧바로 방향을 전환한다. 서스펜션과 브레이크는 탄탄하게 세팅되어 있어 운전할 때 편하다.
내부는 언뜻 보면 좁아 보이지만, 앞좌석과 뒷좌석 모두 성인 남성이 앉아도 넉넉하다. 시트에 앉았을 때 편안하게 감싸는 듯한 느낌이 만족스러웠다. 변속기와 센터페시아는 금속 소재로 마감했다. 이 밖에 차선이탈 경고시스템, 6 대 4 분할 폴딩 시트 등의 편의 품목이 적용됐다. 디자인, 주행성능 등 많은 면에서 개성을 가미하되 중형 특유의 안정감을 벗어나지 않도록 한 점이 인상적인 이 차의 가격은 2185만∼2821만 원(2.0 가솔린), 3172만 원(2.4 가솔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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