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농협중앙회 축산경제(축협)의 국내 한우도매 유통시장 점유율이 13%까지 올랐습니다. 이 정도 되니까 우리에게 ‘힘’이 생겼다는 걸 느낍니다. 농협의 산지 장악력이 더 커지고 도매시장 점유율이 30%까지 간다면 농민과 소비자가 ‘윈윈’ 하는 축산물 유통 구조를 확립할 수 있습니다.”
15일 서울 중구 새문안로 농협중앙회 본사에서 만난 남성우 축산경제대표(60)는 자신감에 가득 차 이렇게 말했다. 남 대표는 11일 열린 ‘제16회 농업인의 날’ 시상식에서 축산물 유통단계 구조개선 및 축산농가 소득 증대에 기여한 공로로 철탑산업훈장을 받았다.
남 대표는 2008년부터 전국 각 지역이 자체적으로 운영하고 있는 축산물 브랜드를 통합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지역별 브랜드를 ‘도’ 단위로 묶어 12개 광역(시·도) 브랜드를 만든 데 이어 ‘안심한우’라는 전국적 축산물 유통브랜드를 만든 것. 남 대표는 “지역에서는 유명한 축산물이라 하더라도 대도시에 나오면 처음 들어보는 브랜드들이라 호응을 못 얻을 때가 많았다”며 “이를 통합해 마케팅 힘을 모으고 소비자들의 인지도를 끌어올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안심한우’라는 통합 브랜드가 생기면서 농협은 2009년 3만3000마리의 도매유통에 성공했고 지난해에는 그 수가 5만5000마리로 늘었다. 올해는 7만3000마리를 바라보고 있다. 남 대표는 “2015년에는 30만 마리를 처리하는 게 목표”라며 “그렇게 되면 대한민국 한우의 절반을 농협을 통해 유통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유통 구조가 농협을 중심으로 단순화되면 5단계의 유통 단계가 3단계로 줄어들게 된다”며 “소비자들은 값이 싸져서 좋고 농가들은 소득이 높아져 좋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농협은 장기적으로 한우 도매유통의 50%를 장악한다는 목표다.
안심한우는 현재 전국의 홈플러스 매장에 납품되고 있다. 연말쯤에는 전국의 롯데백화점에도 납품될 예정이다. 남 대표는 “이는 우리가 힘(도매시장 장악력)이 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라며 “소매시장 경쟁력도 강화하기 위해 올해 안에 230여 개의 안심 축산물 전문점을 프랜차이즈 형태로 내고, 최종적으로는 이런 ‘안심 브랜드 전문점을 2000개까지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농협은 안심한우 브랜드에 이어 ‘안심한돈(돼지)’ ‘안심닭고기’ ‘안심오리’ ‘안심계란’ 등 축종별 안심 브랜드를 계속 늘려갈 계획이다. 계란은 현재 전국에서 연간 소비되는 100억 개 중 20억 개를 안심 브랜드로 만든다는 목표다.
남 대표는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수입 축산물 시장 개방에 대해 언급하며 “최근 수입 축산물이 인기인 이유는 결국은 가격 때문이기 때문에 우리 축산물도 가격을 낮춰야만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런 면에서 유통구조 개혁은 무엇보다 중요한 일이라는 설명이다.
남 대표는 농협의 우유 사업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최근 일부 축산조합들 사이에서 농협 차원의 자체적인 우유 브랜드를 만들자는 얘기가 있다”며 “농가와 소비자 모두에게 이익이 된다면 하는 게 좋겠지만 서울우유 등 현재 있는 우유가공 조합들과 부딪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연구용역을 통해 효용성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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