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보유 주식의 절반을 사회에 환원하겠다고 밝히자 15일 안철수연구소 주가가 곧장 상한가로 직행했다. 최대주주의 지분 매각은 주가에 악재로 작용하지만 ‘테마주’에는 이런 공식이 적용되지 않았다.
이날 코스닥시장에서 안철수연구소는 개장 직후 가격제한폭까지 급등한 뒤 전날보다 1만2200원(14.99%) 오른 9만3600원에 장을 마쳤다. 안 원장이 보유주식 372만 주의 절반가량인 186만 주를 기부하기로 한 만큼 이날 하루 동안에만 기부액이 230억 원가량 늘어난 셈이다. 안철수연구소의 시가총액은 9373억 원으로, 안 원장의 서울시장 보궐선거 출마설이 제기된 9월 1일의 3460억 원보다 2.7배로 늘었다.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37.1%를 보유한 안 원장의 주식평가액도 같은 기간 1280억 원에서 3480억 원으로 급증했다. 현재 주가를 감안하면 보유주식의 절반인 1740억 원을 기부해도 두 달 반 전보다 평가액이 오히려 460억 원 증가한 셈이다.
안철수연구소 주가는 안 원장의 정치 행보에 대한 기대 심리에 따라 출렁였다. 2001년 9월 코스닥 상장 이후 3만 원을 넘는 일이 드물었던 주가는 9월 초 안 원장의 서울시장 출마설이 불거진 뒤 연일 상한가를 기록하며 급등하기 시작했다. 9월 26일 3만 원 선으로 주저앉았지만 10월 3일 박원순 후보가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 다시 이틀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안 원장이 박 후보를 공식적으로 돕겠다고 선언한 지난달 24일에는 주가가 최고 10만 원까지 급등해 시가총액이 1조 원을 넘어섰다. 박 후보가 당선된 후 사흘 연속 하한가로 떨어지며 10월 말 5만 원대로 내려앉았던 주가는 안 원장의 정치참여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7일부터 상한가를 치며 다시 급등했다.
한편 안 원장의 지분 사회 환원 이후에도 안철수연구소의 지배구조가 바뀌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지분은 안 원장이 37.1%,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13.9%, 개인투자자로 알려진 원종호 씨가 10.8%를 갖고 있다. 안 원장이 지분 절반을 사회에 내놓으면 18∼19%가 되지만 여전히 최대주주로 남게 되며 회사가 보유한 자사주 13.9%를 합치면 3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할 수 있다. 외국인 지분은 0.6%에 불과해 적대적 인수합병(M&A)의 소지도 거의 없다는 분석이 많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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