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홍준표 대표는 16일 민주당이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처리를 위한 새로운 조건으로 핵심쟁점인 투자자국가소송제도(ISD)의 폐기 또는 유보를 위한 즉각적인 재협상에 착수한다는 양국간 서면 합의를 요구한 데 대해 "외교관례상 룰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홍 대표는 이날 민주당 의총 직후 국회 대표실에서 황우여 원내대표 등과 긴급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티타임을 갖고 "민주당도 다시 한번 생각했으면 좋겠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그는 "양국의 책임있는 분들이 ISD로 재협상한다고 하면 그걸로 끝난 거 아니냐"면서 "민주당에는 외교부장관을 하신 분도 있는데 문서로 가져오라니, 외교 관례에 맞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덧붙였다.
17일 예정된 초선 의원과의 오찬에 대해 "재선과 3선 이상 중진은 국회법에 따라 FTA를 처리한다는데 아무도 이의가 없다. 당내 주류는 초선이니 초선들 생각을 들어봐야 한다"면서 "의총은 좀 더 생각할 기회를 가져야 하기에 내일 열기로 했다"고 했다.
홍 대표는 `좀 더 생각할 부분'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언급을 삼간 채 "황우여 원내대표와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건파인 남경필 외통위원장에 대해 "남 위원장이 그 사이 언론의 조명을 너무 받았다"고 말하고, "이제 그만 조명받아도 된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이젠 지쳤다"고 말해 강행처리 가능성을 시사했다.
홍 대표는 앞서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당 소속 재선의원들과 오찬을 가진 후 기자들에게 "국회법 절차에 따라 FTA를 처리하기로 만장일치로 합의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비준안을 강행처리한다는 의미인가"라는 질문에는 대답을 하지 않았다.
이는 오는 24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수결 원칙에 따라 비준안에 대한 표결을 시도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그는 또 오전 서울 삼성동 인터콘티넨탈 호텔에서 열린 한국엔지니어클럽 초청 조찬강연에서는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한미FTA는 처리를 꼭 하겠다"면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회 방문을 계기로 한미FTA 비준안을 조속한 시일 내 처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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