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지급식 펀드는 다달이 ‘원금+월 투자수익’을 돌려준다는 장점이 부각되며 목돈을 지녔지만 매달 고정적인 생활비가 필요한 투자자들에게 큰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그 인기가 너무나 뜨거웠던 나머지 시련이 찾아왔다. 올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지며 월지급식 펀드들의 대다수가 수익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진 것. 신통치 않은 성적도 괴로운데 금융당국까지 찬물을 끼얹었다. 불완전판매 가능성이 있다며 ‘월급처럼’ ‘예금처럼’ 같은 용어 사용을 자제하라고 당부했다.
이러한 시련에도 선전하는 월지급식 펀드가 있다. 바로 삼성자산운용의 ‘스마트플랜실버Q펀드’. 올 2월 설정 이후 19일 기준 2.02%의 수익률을 거두고 있다. 변동성이 큰 증시에서 만만치 않은 방어력인 셈이다. 이 펀드를 운용하는 홍융기 퀀트(Quant·계량분석)운용본부장은 “시황이 나빠지면 주식 편입비중을 탄력적으로 줄이고 시황이 좋아지더라도 차근차근 편입비중을 늘리는 신중한 운용이 좋은 성과를 가져왔다”며 “월지급식 펀드는 ‘안전하고 안정적인 투자’가 최고의 원칙”이라고 비결을 알려줬다.
홍 본부장은 미국 유학 시절 ‘빌&멀린다 게이츠 재단’의 장학금을 받던 ‘엘리트 경제학도’에서 금융맨으로 변신해 금융공학을 상품에 접목해 인덱스펀드 열풍을 주도했던 주인공으로 이 펀드의 개발부터 함께해 오고 있다. 그는 ‘돌다리도 두들겨 보고 건너라’는 식으로 보수적으로 운용한 덕에 유렵 재정위기로 코스피가 10%씩 하락할 때도 선방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투자자들도 안정성에 모두 만족해한다”며 “물론 최근 들어 장이 좀 살아나니까 다른 펀드들이 깨질 때 지켜준 건 고맙긴 한데 빨리 지수 상승을 따라잡을 수 없느냐고 묻는 급한 투자자들도 있긴 하다”고 말했다.
최근 월지급식 펀드들의 부진에 대해 “무늬만 월지급식인 펀드가 무척 많았다”고 쓴소리를 했다. 그는 “월지급식 펀드라면 무엇보다 자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있는 ‘스킬’과 안정적인 수익을 낼 ‘전략’이 있어야 하지만 그냥 이름에 월지급식이라고 붙여놓은 펀드가 아주 많았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월지급식 펀드의 인기는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수익률이 다소 낮더라도 꾸준한 수익을 내는 펀드를 바라는 고객의 수요가 점점 더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베이비붐 세대도 있지만 사실 기관투자가들도 은행 이자율보다 높은 수익률을 꾸준하게 얻을 수 있는 상품을 누구보다 원하는 만큼 월지급식 상품에 대한 수요는 계속 커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그는 올해 남은 증시를 긍정적으로 전망했다. 그는 “장이 굉장히 빨리 회복된 면이 있지만 엎치락뒤치락하면서도 상승세는 지켜나갈 것”이라며 “경기가 전반적으로 위축되는 면이 있으나 한국 경제는 분명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만큼 투자자들도 자신감을 가져도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특히 그는 변동성이 이어지는 증시에서 개인투자자들은 일관성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그는 “투자자들이 불안하면 안정적인 상품을 찾고, 상승할 때는 공격적인 상품을 찾는데 그렇게 되면 ‘뒷북’만 치고 수익은 얻을 수 없다”며 “투자원칙이나 목적이 정해지면 꾸준히 따라가야 수익률이 ‘점프’하는 순간이 온다”고 말했다. 보수적인 월지급식 펀드 운용자답게 ‘위험관리’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한번 원금을 까먹으면 손실을 회복하기 위해 더 큰 목표수익률을 잡아야 한다. 손실 1%를 만회하는 게 이득 2% 얻는 것만큼 중요한 셈”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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