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4년 역사 임광토건 법정관리 신청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18일 03시 00분


2000억원 PF대출 둘러싸고 채권銀과 마찰로 자금난 겪어…
현재 진행중인 사업장은 없어

84년의 역사를 가진 시공능력평가 40위의 중견 건설사인 임광토건이 법원에 기업회생절차(옛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서울중앙지법 파산3부(지대운 수석부장판사)는 17일 임광토건이 기업회생절차 개시를 신청해 재산보전 처분 및 포괄적 금지명령을 내렸다. 이에 따라 임광토건에 대한 채권자들의 가압류, 가처분, 강제집행이 금지된다.

임광토건은 최근 2000억 원에 이르는 경기 화성시 반월지구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의 보증 채무를 둘러싸고 채권은행인 산업은행과 마찰을 맞으며 자금난을 겪어왔다. 임광토건이 시행사의 부채 원금 상환을 거부하면서 산업은행은 지난달 임광토건의 은행예금과 부동산에 대한 가압류를 신청했고 법원이 이를 받아들여 가압류 효력이 발생하기도 했다.

임광토건은 1927년 창업주 임헌록 씨가 일제 치하에서 한국인 최초로 국내 1호 건설업 면허를 취득해 설립한 ‘임공무소’를 모태로 한 기업이다. 임 씨의 아들 임광수 명예회장이 물려받아 1956년 임광토건으로 사명을 바꾼 뒤 도로, 항만, 지하철 등 공공 토목공사 위주로 사업을 벌여왔다. 아파트 브랜드 ‘임광 그대가(家)’로 주택사업을 했으며 레저사업에도 영역을 넓혀왔다. 현재는 3세 경영인인 임재원 대표가 실질적인 경영을 맡고 있다.

하지만 2009년부터 부동산시장이 침체에 빠지면서 대규모 미분양과 입주 지연 등의 문제가 불거졌으며 PF 채무 문제에 주력사업인 공공 토목공사 발주 감소 등의 악재가 겹쳐 지난해부터 재무건전성이 급속도로 악화됐다.

임광토건은 자금난을 해소하기 위해 올 7월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의 본사 사옥을 2300억 원에 매각했지만 채무 근저당과 건물 입주사들의 전세권 설정 등으로 실제 거둬들인 돈은 700억∼1000억 원에 그쳤다. 앞서 3월에는 18홀 규모의 골프장을 매각하고 이어 4월에는 1200억 원대의 유상증자도 했지만 자금난을 해소하기엔 역부족이었다.

가장 최근 경기 용인시 기흥구에 지은 아파트가 지난해 9월 입주를 마치는 등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은 없는 상태다.

임광토건의 올 상반기 매출은 1015억 원, 영업이익은 54억 원이다. 6월 말 기준 총 부채는 5294억 원, PF 잔액은 7716억 원이다. 금융권 채무액은 10월 말 현재 9220억 원으로 보증채무가 7430억 원에 이른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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