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0월 1일 출범한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매년 독특한 창립기념 행사를 갖는다. 강당에 직원이 모여 1년의 성과를 치하하고 성과를 낸 직원들에게 표창장을 주거나 잔치판을 벌이는 일반적인 창립기념 행사와는 거리가 멀다. 대신 대다수의 임직원들이 사무실에서 나와 도움의 손길이 필요한 주변지역을 찾아가 봉사활동을 벌인다.
출범한 지 1년이 되던 지난해에는 이지송 사장과 직원들이 당시 수도권 수해지역 중 피해가 컸던 서울 양천구 신월1동을 찾아가 침수가구의 도배와 장판, 보일러 시공 등을 지원했다. 올해에도 간단한 기념행사에 이어 임직원 100여 명이 경기 성남시 야탑동 비닐하우스촌을 방문해 연탄 1만 장을 전달했다.
이처럼 LH가 봉사활동에 적극적인 이유는 이지송 사장의 신념에서 비롯됐다. 이 사장은 “LH가 출범할 당시 직원들과 ‘국민을 위해 봉사하는 LH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며 “창립기념일을 내부 직원들만이 기쁨을 나누는 날이 아니라 생활여건이 취약한 주변 이웃을 돌아보는 기회로 삼는 한층 성숙된 나눔의 정신을 LH 기업문화로 정착시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런 다짐을 실천하기 위한 LH의 봉사활동은 마을형 사회적 기업 설립지원, 서민금융지원 사업, 희망의 집짓기 등 다른 공기업과 차별화된 사업들로 이어지고 있다.
마을형 사회적 기업은 지역의 특성을 반영한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하고 판매해서 얻은 수익금을 지역사회의 목적과 가치 실현에 맞도록 재투자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는 소규모 회사로, 국내 최초의 사회적 기업이다. LH는 이를 통해 임대아파트 단지 및 인근 지역의 주거복지를 실현하고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실제로 지난해 설립한 마을형 사회적기업 3곳은 임대단지 입주민 등 취약계층 67명에게 일자리를 마련해줬고, 하루 평균 360명에게 사회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서민금융지원 사업은 LH 행복론이라는 이름으로 시행되고 있다. 이는 제도권 금융기관을 이용하기 어려운 취약계층 및 영세 자영업자를 지원하는 것이다. 운용기금은 25억 원으로 LH의 2급 이상 임직원들이 2009년 10월부터 지난해 말까지 급여 일부를 기부한 돈으로 조성됐다. 기금 운용은 신용회복위원회가 맡고 있으며 LH의 임대주택 거주자 또는 영세 자영업자에게 생활안정자금이나 시설개선 및 운영자금으로 지원된다. 10월 말 현재 LH행복론 이용자는 총 1436명에 이르고 47억3000만 원을 대출받아 자활을 위한 자금으로 활용했다.
희망의 집짓기는 2010년 LH와 한국해비타트가 열악한 주거환경과 과도한 주거비용으로 고통 받는 저소득층에게 보금자리를 제공하는 일에 상호 협력하기로 합의하면서 추진되고 있다. 올해에도 1억 원의 후원금을 전달하고 경기 양평, 충남 천안 등 전국 해비타트 건설현장에서 LH 나눔봉사단 200여 명이 집짓기 운동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LH는 전 직원이 참여한 ‘LH 나눔봉사단’을 가동하는 한편 43개 지부가 1지부 1브랜드 사업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펼치고 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