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곤층 엥겔계수 7년만에 최고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1일 03시 00분


식료품값 급등, 식비지출 늘어… 의식주 지출이 全지출의 절반전체 엥겔계수도 3년만에 최고

올해 계속된 물가 고공행진의 여파로 3분기 저소득층의 엥겔계수가 7년 만에 최고치에 이르렀다. 특히 식료품 가격이 많이 올라 식료품 구입비는 늘었지만 실제로 사먹는 양은 줄어들어 서민의 살림살이는 더 팍팍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통계청의 3분기 가계 동향에 따르면 소득 하위 20%인 1분위 가구의 엥겔계수는 22.8%로 2004년 3분기(24.4%) 이후 7년 만에 가장 높았다. 엥겔계수는 전체 소비지출에서 식료품과 음료(주류 제외) 지출이 차지하는 비율로, 소득수준이 낮아질수록 높아지는 경향이 있다.

구체적으로 1분위 가구의 소비지출은 122만3200원이었으며 이 중 식료품과 음료 지출은 27만9400원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소득은 지난해보다 5.7% 늘어나는 데 그쳤지만 식료품과 음료 지출은 7.2% 증가했다. 특히 소비지출 항목 가운데 일반 음식점 외식이나 배달음식, 패스트푸드점에서 쓴 지출인 ‘식사비’(12만3600원)를 합치면 소득 1분위 가구의 실질적인 엥겔계수는 33.0%까지 올라간다. 저소득층 가구는 매달 지출의 3분의 1가량을 식생활에 쓰고 있다는 얘기다. 또 소득 1분위 가구의 월세와 주택유지·수리비용 등 주거비용과 의류에 대한 지출을 포함한 의식주 관련 지출은 61만6000원으로 전체 소비지출의 50.3%를 차지했다.

전체 가구의 엥겔계수도 15.0%에 이르러 2008년 3분기(15.1%) 이후 3년 만에 가장 높았다. 3분기 소비지출이 244만3600원으로 지난해보다 5.8% 증가했지만 식료품과 음료 지출은 7.0% 늘어난 36만7400원이었다.

반면 고소득층인 소득 상위 20%인 5분위의 엥겔계수는 12.2%로 지난해 12.4%에서 오히려 낮아졌다.

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 

  :: 엥겔계수 ::


독일 경제학자 에른스트 엥겔이 먹고 마시는 데 쓰는 돈은 소득 수준이 변해도 거의 일정 수준을 유지하는 점에 착안해 만든 통계용어. 가계의 식·음료품 지출액을 총지출액으로 나눈 비율로 소득이 많으면 이 계수가 낮아지고 소득이 적으면 계수가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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