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R]와, 이렇게 좋은 車를… 몰랐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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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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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능에 비해 안팔린 자동차 TOP5



《“작품성은 참 좋은데 흥행은 좀….” 뛰어난 수작(秀作)임에도 관객을 불러 모으는 데 실패한 영화를 설명할 때 자주 쓰는 표현이다. 자동차에도 딱 들어맞는 말이다. 합리적인 가격에 우수한 성능을 갖춘 차가 많이 팔리는 것은 당연한 이치다. 반면 뛰어난 성능에도 불구하고 가격, 마케팅, 소비자 인식 등 다양한 이유로 빼어난 흥행 성적을 거두지 못한 모델도 있다. 대표적인 5개를 소개한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IS F’


렉서스의 스포츠카 IS F의 V8 5.0L 엔진은 렉서스의 첫 스포츠 엔진이다. 최고 출력은 423마력, 최대 토크는 51.5kg·m이다. L당 8.4km인 연료소비효율(연비)이 낮다고? 천만에. 5.0L 엔진을 얹어 이 수준의 성능을 자랑하는 모델 가운데는 단연 발군이다. 외관 디자인이야 성향에 따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지만, 이 차의 진가는 운전석에 앉아봐야만 알 수 있다. 엔진 음은 부드럽고, 스티어링 휠은 원하는 대로 반응한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 관계자는 “이 정도 성능의 스포츠카를 8000만 원대에 살 수 있다는 것은 매력적”이라며 “올해 각종 악재로 한국토요타자동차가 IS F의 마케팅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던 점이 아쉽다”고 말했다. 여기에 본래 시장수요가 크지 않은 스포츠카라서 IS F의 흥행 실적은 좋지 않았다.

●벤츠의 대표 SUV, ‘ML 300’

‘벤츠=세단’이라는 공식은 여전히 유효한 것일까. 1997년 첫선을 보인 뒤 메르세데스 벤츠의 대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는 ML 시리즈이지만, 국내에서만큼은 소비자들의 큰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4륜 구동에 6기통 3.0L 엔진을 얹은 ‘ML 300 CDI’는 스포츠 스티어링 휠, 다이내믹 핸들링 컨트롤 시스템, 최고급 가죽시트 등 다양한 안전·편의사양을 장착해 세단 못지않게 안락하다.

벤츠 관계자는 “ML 300은 외국에서는 고급 SUV로 판매량이 꾸준한 편이지만 국내에선 ‘벤츠는 세단’이라는 이미지 때문인지 다소 약하다”며 “내년에 새로운 모델이 나온다는 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장점 극대화, ‘토러스 SHO’

토러스 SHO는 포드의 대표 세단 ‘토러스’에 힘을 더한 모델이다. V6 3.5L 트윈터보 에코부스트 직분사 엔진은 최대 출력 370마력, 최대 토크 48.4kg·m의 힘을 뿜어낸다. 경쟁모델인 인피티니 M, BMW 5시리즈보다 가격은 낮고 최대 출력은 높다.

성능은 뛰어나지만 원조 격인 토러스의 인기가 워낙 높고, 토러스보다 최대 1300만 원가량 비싸 소비자들은 토러스로 몰렸다. 토러스는 올해 10월까지 1564대가 판매돼 베스트셀링 모델 10위에 이름을 올렸다. 포드 코리아 측은 그러나 “토러스 SHO의 강력한 성능에 공감하는 소비자가 점차 많아지고 있어 판매량도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왜건은 아직? ‘i40’


국내 자동차 시장이 ‘해치백의 무덤’에서 벗어난 것은 익히 알려진 일이다. 그 자리를 이제 왜건이 이어받았다. 현대자동차가 9월 내놓은 중형급 왜건 i40가 이를 증명한다. 유럽시장에서 폴크스바겐 ‘파사트 왜건’ 등 동급 왜건과 경쟁하겠다는 목표로 개발된 i40는 높은 완성도와 다채로운 편의사양 및 상품성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고전하고 있다.

현대차는 현재 판매되는 현대·기아차 중형차(터보 제외) 중 유일하게 i40에 2.0L급 휘발유직분사식(GDi) 엔진을 탑재해 동력 성능을 높였고 왜건 특유의 밋밋한 디자인 대신 화려한 유선을 사용한 독창적인 외관을 채택하는 등 공을 들였다. 하지만 10월 말까지 542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성능을 떠나 가격을 다소 높게 책정한 것이 최대 실수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i40의 가격은 2775만∼3075만 원인데, 동급이라 할 수 있는 ‘쏘나타’는 이보다 낮은 2190만∼2800만 원(2.0 휘발유 기준)이다.

●소형? 준중형? ‘아베오’

한국GM의 ‘아베오’는 한국GM이 개발을 주도했지만 세계시장을 염두에 두고 개발된 모델이다. 한국GM은 “150개국에서 GM의 다양한 브랜드로 판매된다”며 “이 때문에 탄탄한 서스펜션, 부드러운 스티어링 휠 등 세계시장에 통할 수 있는 기준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1.6L 엔진을 얹은 아베오는 주행 성능이 훌륭하고, 동급 최초로 6개의 에어백을 달아 안전성도 높였다.

문제는 국내 시장에서 소형인지 준중형인지 경계가 애매하다는 점. 크기 때문에 소형으로 분류되지만 똑같이 1.6L 엔진을 얹은 경쟁 모델들과 차별화되는 포인트가 크게 부각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현대차의 ‘아반떼’, ‘엑센트’의 기세에 눌린 것도 한 원인이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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