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이 만든 ‘구글TV’ 내년 나온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22일 ‘스마트TV 글로벌 서밋’

삼성전자가 내년에 구글의 운영체제(OS)를 탑재한 ‘구글TV’를 내놓는다. 세계 TV 판매 1위인 삼성전자가 구글과 손을 잡음으로써 2012년에는 스마트TV 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릴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또 스마트폰, 태블릿PC, TV로 이어지는 구글 안드로이드 라인업을 완성해 향후 클라우드 서비스 등에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윤부근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사장은 22일 “구글 측과 TV 출시 시기, 가격 등을 협의하고 있다”며 “거의 (협의의) 마지막 단계”라고 말했다. 이날 서울 강남구 역삼동 르네상스호텔에서 열린 ‘스마트TV 글로벌 서밋’에 참석한 후 기자들과 만난 윤 사장은 “자세한 출시 시기 등은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소비자가전쇼(CES)’에서 밝히겠다”며 이같이 답했다.

○ 삼성·구글, TV에서도 파트너


구글TV를 처음 만든 회사는 일본의 소니다. 지난해 10월 구글이 OS를, 인텔이 TV용 시스템반도체를, 소니가 하드웨어를 맡아 첫 구글TV를 선보였다. 하지만 시장의 반응은 냉담했다. 리모컨은 복잡했고 애플리케이션을 내려받을 수도 없었다.

삼성전자의 구글TV는 소니와 달리 시청자들이 소파에 누워 쉽게 원하는 프로그램을 보도록 하는 데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윤 사장은 기존 구글TV와의 차이점에 대해 “삼성전자가 TV 시장에서 1등인데, 1등 업체가 다른 데와 같은 방식으로 하지는 않는다”며 “1등이 하면 뭔가 다를 것이고, 삼성답게 소비자들이 더 사랑할 수 있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구글TV가 삼성전자 TV의 주력제품이 되느냐는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삼성전자가 고민 끝에 구글과 TV를 만들기로 결정한 이유는 TV용 반도체와도 관련이 있다. 구글은 지난해 TV에 인텔의 칩을 써야 한다는 조건을 붙였다. TV 칩을 직접 만드는 삼성은 이를 받아들이기 어려웠다.

하지만 최근 인텔은 사업성이 없다고 판단해 TV 칩 시장에서 사실상 손을 뗐다. 이로써 삼성의 구글TV에는 삼성 칩이 들어가게 될 뿐 아니라 향후 다른 구글TV 등에도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은 또 전방위로 협력을 맺어야 스마트TV 돌풍을 일으킬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다. 윤 사장은 올 초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앞으로 TV 산업도 다른 기업과의 협력을 통하지 않고는 성공할 수 없다”며 “삼성전자 스마트TV에 구글 OS를 넣더라도 삼성이 주도권을 쥘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 “소셜TV가 혁신의 주역될 것”


이날 열린 스마트TV 글로벌 서밋에서는 미국의 비디오 스트리밍 회사인 ‘넷플릭스’의 창업자인 리드 해스팅스 최고경영자(CEO)가 기조연설을 맡았다. 지난해 미국 경제지 포천이 선정한 ‘올해의 기업인’ 1위인 그는 미국 미디어 업계의 ‘파괴적 혁신가’로 꼽힌다.

그는 “20∼30년 후에 손자들에게 ‘옛날에는 사람들이 똑같은 TV 프로그램을 동시에 봤다’고 하면 ‘세상에, 그럴 수도 있느냐’는 말을 들을 것”이라며 “앞으로는 각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소셜 미디어와 TV가 만나면 새로운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강조했다.

기조연설 후 해스팅스 CEO는 기자와 만나 한국 진출 여부에 대해 “내년 초에는 우선 영국과 아일랜드에 서비스를 할 예정”이라며 “우리는 가능한 한 세계적으로 서비스를 확장하고 싶다”고 답했다. 넷플릭스는 이달 초 한국어 사용자를 찾는 구인광고를 낸 바 있어 한국 진출을 준비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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