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재사용 종량제 봉투 판매 1년 ‘정착단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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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소비자 “환경보호”… 한달 400만장 팔렸다

1년에 1억5000만 장.

한 해 동안 대형마트 계산대에서 소비자 손에 쥐어지는 일회용 비닐봉투 수다. 이 정도 분량의 비닐봉투를 만들 때 나오는 이산화탄소는 약 6390t. 하루 약 40만 장씩 쏟아지는 일회용 비닐봉투는 20년이 흘러도 땅속에서 썩지 않는다.

그런데 그 일회용 비닐봉투가 대형마트에서 사라졌다. 환경부와 5개 대형마트(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농협 하나로마트, 메가마트)가 손잡고 이들 매장에서 일회용 비닐봉투 대신 재사용 종량제봉투를 파는 ‘재사용 종량제봉투 판매제도’를 지난해 10월부터 시작했기 때문이다. 재사용 종량제봉투는 모양은 일반 비닐봉투와 같지만 쓰레기봉투로도 사용할 수 있다.

환경부는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각 자치구 안에서 팔린 봉투만 수거하도록 한 일반 종량제봉투와 달리 대형마트에서 파는 재사용 종량제봉투는 지역(구)에 상관없이 배출된 봉투는 모두 수거하도록 하면서 대형마트의 재사용 종량제봉투 판매를 지원했다.

○ 재사용 종량제봉투 사용 껑충


제도를 시행한 지 1년이 지나면서 대형마트의 재사용 종량제봉투 판매가 늘고 소비자들도 ‘환경보호에 동참한다’는 인식을 갖게 되면서 재사용 종량제봉투 사용은 정착 단계에 들어섰다.

22일 업계에 따르면 이마트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 주요 3사에서는 10L에서 100L까지 다양한 용량의 재사용 종량제봉투가 한 달에 400만 장 이상 팔린다. 판매를 처음 시작했던 지난해 10월보다 두 배 이상 늘어난 수치다. 지난해 10월부터 누적판매량도 업체별로 1000만 장이 넘었다. 재사용 종량제봉투가 알려지고 ‘환경을 보호한다’는 인식이 소비자들 사이에 생기면서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는 것이다.

재사용 종량제봉투 사용으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덩달아 친환경 포장도 늘었다. 이마트에 따르면 일회용 비닐봉투를 팔지 않기 시작한 뒤 30% 정도 머무르던 장바구니 이용자 비중이 47%로 늘었고 재사용 박스를 활용하는 자율 포장대 이용률도 10%에서 24%로 늘어나는 등 친환경 포장을 이용하는 고객이 증가한 것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대형마트의 비닐봉투 없는 점포 운영으로 얻는 환경비용 절감 효과는 약 75억 원에 달한다.

박윤성 롯데마트 고객본부장은 “환경보호 차원에서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만큼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재사용 종량제봉투를 팔 것”이라고 말했다.

○ 일부 지역 수거 안 되는 문제도


하지만 서울 종로구 서대문구 관악구 등 대형마트가 없는 지역에서는 재사용 종량제봉투를 수거해 가지 않거나 수거를 늦게 해 주민들이 불편을 겪을 때도 있다.

쓰레기 수거는 각 구청이 용역업체에 맡겨 진행하는데 이때 업체들이 대형마트의 재사용 종량제봉투를 수거 하지 않고 각 지역에서 판매된 봉투만 수거하는 경우가 생기는 것이다. 용역업체들은 각 구청이 제작해 판매한 종량제봉투 대금으로 비용을 마련하는데 대형마트가 없는 지역의 업체로서는 재사용 종량제봉투를 수거하면 비용만 들기 때문이다.

종로구청 관계자는 “용역업체에 비용을 모두 떠안으라고 할 수도 없어 지역주민들에게 종로구 쓰레기봉투를 사용해 달라고 부탁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며 “취지가 좋은 만큼 제도 정착을 위해 손실을 보전해 줄 수 있는 지원책을 환경부가 마련해 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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