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FTA 비준안 국회 통과]MB 비행기서 내릴때 與의원들 본회의장으로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3일 03시 00분


정치권 “한나라가 처리 시점을 절묘하게 고른 것 같다”靑 “후속대책 적극 마련”… MB 주내 국민에 입장 밝힐 듯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성남=김동주 기자 zoo@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이 22일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서울공항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성남=김동주 기자 zoo@donga.com
22일 한나라당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동의안 단독 처리는 공교롭게도 이명박 대통령이 필리핀 방문을 마치고 귀국한 직후에 이뤄졌다.

이 대통령의 전용기는 이날 오후 2시 40분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착륙했다. 이 대통령은 마중 나온 임태희 대통령실장 등과 간단히 인사를 나눈 뒤 승용차 편으로 오후 3시 반경 청와대에 도착했다.

한나라당 의원들이 의원총회를 마친 뒤 국회 본회의장에 입장하기 시작한 것은 오후 3시다.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 시도는 이 대통령의 청와대 복귀 도중 시작된 셈이다. 정치권에서는 “한나라당이 처리 시점을 절묘하게 고른 것 같다”는 분석이 나왔다. 해외에 체류하고 있을 때도 아니고 정상적으로 업무에 복귀하지도 않은 때라는 점에서 ‘절묘하다’는 말이 나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청와대 복귀 직후 김효재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으로부터 국회의 FTA 처리 진행 상황을 보고받았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김 수석이 서울공항에 마중 나갔지만 그때까지 처리 계획을 몰랐던 만큼 ‘오늘 처리’ 방침이 있다고 보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단독 처리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사전 조율이 없었다는 점을 강조한 말이다. 한 참모는 “대통령 차량은 보안상 휴대전화를 차단(jamming)하는 만큼 아주 급박한 사안이 아니면 휴대전화로 국회 상황을 알리기 어렵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 상황을 참모들과 함께 TV로 지켜봤다.

최금락 홍보수석비서관은 “한미 FTA가 국회에서 비준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하며 절대적 지지를 보내준 국민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논평했다. 또 “국회 논의 과정에서 거론된 농민과 중소상공인을 위한 대책을 적극 마련하고 이들의 경쟁력을 높이도록 후속 대책을 마련하고 젊은이 일자리 대책도 세우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한미 FTA가 비준된 만큼 이번 주 중 한미 FTA 비준의 의미와 향후 후속대책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최 수석이 전했다. 다만 대국민 보고 내용을 한미 FTA에 국한할지 아니면 향후 국정운영 방향 등 폭넓게 다룰지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10·26 서울시장 선거 이틀 뒤에 “민심 수습을 먼저 한 뒤 청와대 등 인사 개편을 하겠다”고 밝혔고, 청와대 관계자들은 “한미 FTA 비준과 내년도 예산안 처리 등 급박한 현안이 마무리되는 12월에 굵직한 방향이 제시될 것”이라고 설명해 왔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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