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심한 주택시장 침체에도 전국 땅값은 1년째 상승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특히 대형 개발사업과 교통망 확충의 호재가 겹친 경기 하남시는 전국에서 땅값이 가장 많이 오른 것으로 조사됐다. 하남시는 2009년 6월 신도시급의 ‘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가 지정된 뒤 2년 5개월 동안 15% 이상 급등하며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2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달 전국 땅값은 9월보다 0.1% 오른 것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11월 이후 12개월 연속 0.1% 안팎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것.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최고점이었던 2008년 10월의 1.25%에 비해서는 상승폭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 0.04%, 인천 0.05%, 경기 0.13% 등 수도권이 0.08% 올랐고 지방은 0.12% 상승했다. 전국 251개 시군구 가운데 250곳의 땅값이 올랐다.
이 가운데 하남시가 0.52% 급등하며 전국에서 가장 높은 상승률을 보였다. 하남시는 2009년 6월 땅값 상승률 전국 1위를 차지한 이후 지난달까지 29개월 동안 단 네 차례를 제외하곤 매달 ‘전국 톱 5위’ 안에 이름을 올리며 15.28% 급등했다. 같은 기간 경기지역은 5.50%, 수도권은 1.39%, 전국 땅값은 1.08% 오르는 데 그쳤다.
하남시는 올해 들어서만 4.5% 오르며 1∼10월 누적 상승률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올 들어 전국 지가 상승률(0.97%)이 1%를 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하남시 상승세는 폭발적이다. 하남시 망월동, 선동, 풍월동 일대 546만 m² 터에 인구 9만4000여 명이 들어갈 신도시급의 ‘미사 보금자리주택지구’ 개발이 본격화되고 있고, 하남 감북지구 또한 4차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지정되는 등 개발사업이 잇따라 추진되면서 상승세가 계속되는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 지하철 5호선이 하남시 풍산, 덕풍동 등을 거쳐 검단산 일대까지 연장되는 계획이 발표되는 등 교통망이 개선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한편 전남 해남군도 서남해안 관광레저형 기업도시, 화원지방산업단지 등 개발사업의 영향으로 지난달 땅값이 0.34% 오르며 상승률 2위를 나타냈다. 대구 달성군은 테크노폴리스 산업단지 조성사업이 순조롭게 진행되면서 0.31% 올랐고 강원 원주시와 평창군은 겨울올림픽 호재를 톡톡히 보며 각각 0.29%와 0.28%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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