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구글 손잡고 ‘스마트 제철소’로 간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4일 03시 00분


구글 IT기술 접목… 미래형 경영시스템 구축
가상 제철소 -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도 추진

철강 분야의 선두주자 포스코와 정보기술(IT)업계의 ‘공룡’ 구글이 손을 잡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왼쪽)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만나 포스코와 구글의 협력 및 미래사업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 포스코 제공
철강 분야의 선두주자 포스코와 정보기술(IT)업계의 ‘공룡’ 구글이 손을 잡았다. 정준양 포스코 회장(왼쪽)과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은 8일 서울 강남구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만나 포스코와 구글의 협력 및 미래사업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 포스코 제공
1968년 창립 이래 전통 제조업의 대명사인 철강을 통해 세계시장을 공략해온 포스코. 1998년 미국 스탠퍼드대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던 두 학생에 의해 탄생한 뒤 정보기술(IT) 업계의 ‘공룡’으로 떠오른 구글. 성격과 역사가 매우 다른 두 기업이 손을 잡았다.

포스코와 구글은 23일 핵심 역량 교류를 통해 새로운 경영 패러다임을 구축하고 기업가치를 개선한다는 내용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두 회사가 ‘철강과 IT’라는 낯선 조합을 성사시킨 이유는 ‘스마트 철강회사’로 도약하고자 하는 포스코와 기업 간 거래(B2B) 솔루션 시장 진출 확대를 꾀하는 구글의 의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이다.

○ 시작은 ‘클라우드 컴퓨팅’

두 회사의 협력이 처음 논의된 분야는 PC에 프로그램을 깔고 데이터를 저장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인터넷 네트워크상에 모든 정보를 저장하고 사용자가 필요할 때 마다 찾아 쓰는 ‘클라우드 컴퓨팅’이었다. 지난해 12월 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포스코에도 클라우드 컴퓨팅 시스템을 적용할 수 있도록 검토해보라”고 정보기획실에 지시했다. 정보기획실은 클라우드 컴퓨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IT 기업들과 접촉하기 시작했고 구글이 가장 유력한 파트너로 떠올랐다.

올해 초부터 정보기획실 소속 직원들이 미국 구글 본사를 방문하면서 협력의 범위가 서서히 넓어졌다. 포스코 정보기획실 관계자는 “구글과 포스코 모두 ‘혁신’을 중요한 가치로 여긴다는 공통점이 있었다”며 “제조 프로세스, 경영 시스템 등 기업 전반에 걸친 혁신이 중장기적으로 필요하고 구글과 제휴하면 가능할 것이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논의는 이달 초 에릭 슈밋 구글 회장의 방한으로 마무리됐다. 정 회장은 슈밋 회장을 만나 포스코의 중장기 전략과제 해결을 위한 구글과의 제휴를 제의했고 두 사람은 구글 기업용 서비스의 활용과 미래의 사업 기회에 대해 논의했다.

○ ‘제철소의 IT화(化)’ 추진


앞으로 포스코는 구글의 IT 기술과 솔루션을 활용해 미래형 경영 시스템인 ‘포스피아(POSPIA) 3.0’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이 시스템이 도입되면 포스코는 가상 제철소 시뮬레이션을 통해 설비 도입, 장애 해결 등에 관한 최적의 방법을 찾을 수 있게 된다. 또 세계 곳곳에 있는 포스코 임직원들은 가상공간에서 실시간 통·번역, 화상채팅 등의 기능을 통해 자유롭게 소통하고 협업할 수 있게 된다. 포스코는 “가상 제철소 구현, 글로벌 물류 모니터링 시스템 도입 등 포스코의 제조 개선 과제를 중장기적으로 해결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구글과 포스코는 연 2회 이상의 실무진 워크숍 개최, 부서별 인력 교류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 회장은 “컨버전스 시대를 맞아 기술, 개방성, 협업으로 대표되는 구글의 기업문화와 포스코의 비즈니스 역량을 결합해 ‘상생’의 시너지를 창출하는 것은 대단히 의미 있는 일”이라며 “구글과 포스코가 협력해 ‘제철소의 IT화’를 완성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일 뿐만 아니라 새로운 기술시대를 여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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