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과 미국의 자유무역협정(FTA)이 발효되면 가장 큰 혜택을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브랜드는 포드, 크라이슬러, GM 등 미국 ‘빅3’다. 미국 브랜드 외에도 도요타, 혼다(이상 일본), 메르세데스벤츠, BMW(이상 독일) 등도 혜택을 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들 브랜드의 국적은 일본과 독일이지만 미국에 공장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한미 FTA가 발효되면 미국에서 생산된 자동차의 수입 관세는 8%에서 4%로 내려간다. 업계 관계자는 “4%포인트만큼 관세가 내려가면 실제 판매 가격은 2.5∼3.0% 정도 인하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한국토요타자동차는 이달 선보인 미니밴 ‘시에나’를 들여오며 일본에서 생산한 물량이 아닌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물량을 도입했다.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일찌감치 들여온 곳도 있다. 벤츠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인 ‘ML 300’을, BMW는 ‘X3’, ‘X5’, ‘X6’ 등을 미국에서 수입해 판매하고 있다.
특히 엔화 강세로 수익성에 빨간불이 켜진 일본 브랜드들이 미국산을 국내에 들여오는 데 적극적이다. 한국토요타 관계자는 “엔화 강세가 극심해 일본에서 생산된 차량을 국내에 들여와 판매하면 거의 수익이 남지 않지만, 원-달러 환율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기 때문”이라며 “내년에 선보일 신형 ‘캠리’도 일본이 아닌 미국에서 생산된 물량을 국내에 도입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여기에 한미 FTA로 관세 혜택까지 볼 수 있게 돼 이 같은 움직임은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일본에서 생산한 차량만을 국내에 도입하고 있는 혼다코리아는 한-미 FTA 타결에 따라 미국 공장에서 생산한 차량을 국내에 수입하는 것을 검토하기로 했다. 혼다코리아 관계자는 “현재 미국 공장에서 ‘어코드’와 ‘CR-V’를 생산하고 있다”며 “두 모델 모두 국내에서 인기가 높고 환율, 관세 등의 혜택도 볼 수 있기 때문에 미국 생산 물량을 들여오는 것을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벤츠, BMW 등은 한미 FTA 타결에 따른 관세 인하분만큼 가격을 인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 BMW 관계자는 “한-EU FTA 발효 이후 가격이 다소 내려갔던 것처럼 이번 역시 마찬가지가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인하 금액을 조율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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