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 경기 둔화 우려감에도 불구하고 24일 상승으로 마감했다. 일본 증시 등 아시아 증시가 줄줄이 하향곡선을 그린 가운데서도 코스피는 전날보다 11.96포인트(0.67%) 오른 1,795.06에 거래를 마쳤다.
23일(현지 시간) 미국 3대 증시의 지수가 일제히 2%대로 하락했고 영국(―1.29%) 프랑스(―1.68%) 독일(―1.43%) 증시도 부진했다. 유로존의 핵심 국가인 독일 국채의 수요마저 저조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빚어진 글로벌 증시 약세였다.
이 때문에 이날 한국 코스피도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다. 실제로 초반엔 투자심리가 얼어붙으면서 ‘팔자’세가 우세했다. 하지만 기관투자가들이 이내 ‘사자’로 돌아서면서 코스피는 낙폭을 줄여나가기 시작했다. 여기에 프로그램 매매에서도 매수물량이 유입돼 코스피는 상승세를 꾸준히 이어가며 결국 1,790 선을 회복했다. 코스피의 상승 마감은 아시아 증시의 하락 종료나 전날 미국과 유럽 증시의 부진을 감안하면 만만치 않은 선전이다. 일본 닛케이종합주가는 1.8%, 호주 AO지수는 0.25% 하락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피가 미국과 유럽 주가지수의 하락에도 불구하고 ‘나 홀로 상승’한 이유로 코스피의 선행성을 꼽았다.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위기의 진원지는 미국이나 유럽이지만 이들 국가의 증시가 마감한 상황에서 주요 정책이나 변수가 발표되고 이어 개장하는 한국을 비롯한 아시아 증시는 해당 대외변수를 먼저 반영한다”고 말했다. 22일(현지 시간) 미국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가 0.46%, 유럽 주요국 증시가 1% 안팎 내리는 데 그쳤지만 코스피는 2.36% 급락한 것이 하나의 사례다. 코스피시장이 글로벌 변수를 한발 앞서 받아들이는 ‘테스트 베드’가 된 셈이다.
프로그램 매매도 7거래일 만에 매수 우위로 돌아서면서 코스피의 선방에 일조했다. 이날 프로그램 매매는 1516억 원 매수 우위로 마감했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국내 증시가 상대적으로 선방한 이유는 프로그램 매수에 따른 수급 요인이 컸다”며 “유럽 위기에 대응하려는 논의에 진전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반영된 결과”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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