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BR 스페셜]착하면서 돈도 잘 버는… ‘스마트 기업’이 미래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1월 25일 03시 00분


사회적 문제 해결 통해 기업의 수익도 키워…
공유가치 창출 기업들 ‘상생적 나눔’ 미래 선도

《 동아일보와 종합편성TV 채널A는 자본주의의 문제점을 치유할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공유가치창출(CSV·Creating Shared Values)을 주제로 12월 6일 서울 광진구 광장동 쉐라톤 그랜드워커힐호텔에서 ‘동아비즈니스포럼 2011’(www.dongaforum.com)을 개최한다. 이 포럼에는 CSV 개념을 창안한 마이클 포터 하버드대 교수와 마크 크레이머 FSG 대표가 참석해 국내 비즈니스 리더들과 열띤 토론을 벌인다. CSV는 환경보호나 빈부격차 해소 등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면서 동시에 기업의 수익도 보장해주는 공유가치 영역에서 혁신활동을 벌이자는 내용이다. 포럼을 주관하는 DBR는 행사에 앞서 CSV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와 이론을 정리하고 있다. DBR 94호(12월 1일자)에 실린 문휘창 서울대 교수의 기고문을 요약한다. 》

남을 도와줄 때 ‘전략적’으로 접근하는 사람은 한국 사회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못한다. 하지만 이는 전략을 잘못 이해한 데서 오는 편견이다. 전략은 자신의 이익만 취하기 위한 묘수가 아니라 더 큰 가치를 창출하기 위한 방법론이다. 그러므로 전략이란 용어에 거부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 남을 도와주는 일은 물론이고 다른 일을 할 때도 전략은 항상 필요하다.

다음 세 종류의 기업을 보자. 기업 A는 의류업체다. 해외 명품과 경쟁하기 위해 제품의 모양이나 가격을 명품과 비슷하게 기획해 팔고 있다. 브랜드 이름을 이탈리아어로 짓고 이탈리아와 관련된 행사라면 많은 돈을 들여서라도 반드시 참여한다. 하지만 이러한 활동이 사회에 이익을 준다기보다는 관련 행사를 주관한 기관에만 도움이 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소비자들은 이 브랜드가 자신들을 속인다고 생각했다.

기업 B는 식품업체다. 재료 가격이 계속 올라가자 얼마 전부터 품질이 떨어지는 재료를 쓰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저질 재료 사용을 망설였지만, 맛과 식감에 큰 차이가 없고 회사 이익에 미치는 영향이 크기 때문에 계속 쓰기로 했다. 아직 이 사실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알려지더라도 약간의 벌금만 내면 되기 때문에 괜찮다고 판단했다.

기업 C는 사회적 활동에 적극적인 것으로 이름이 나 있다. 언론사들이 실시하는 청렴기업이나 이미지가 좋은 기업 설문에서 항상 상위권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 기업은 사회적 이미지에 집착해 회사의 경영과 관련해서는 의사결정을 잘 내리지 못한다. 이 회사의 히트 상품에 대응하기 위해 경쟁사가 새로운 상품을 기획 중이라는 소문이 돌고 있지만 아직 적절한 대비책을 마련하지 못하고 있다.

위의 기업들을 살펴보면, 기업 A는 사회적 이익과 기업 이익이 모두 작다.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지만 실제 사회적 이익은 거의 없고 오히려 기업의 이익마저 악화됐다. 기업 B는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는 데 관심이 없거나 때로는 사회적 이익에 반하는 행위를 하면서 가능한 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기업 이익만 키우려고 한다. 기업 C는 사회적 이익에는 크게 기여하고 있지만 정작 자신의 이익은 크지 않다. 비효율적 경영을 한다.

A처럼 사회와 회사 모두에 도움이 되지 않는 일을 하는 기업을 ‘멍청한 기업’, B처럼 자신의 이익만 추구하는 기업을 ‘악덕 기업’, C처럼 사회적 이익에는 기여하지만 회사의 손해까지 감수하는 기업을 ‘착한 기업’으로 구분할 수 있다. 기업이 궁극적으로 추구해야 할 모델은 사회적 이익은 물론이고 기업 이익까지 함께 창출하는 ‘스마트한 기업’이다.

착한 기업과 스마트한 기업은 모두 사회적 이익을 창출하려고 노력한다. 하지만 이 두 기업의 근본적인 차이는 손해를 보면서 사회공헌 활동을 하느냐, 아니면 사회공헌 활동을 통해서 기업의 이익까지도 만들어 내느냐에 있다. 스마트한 기업은 회사 이익과 사회적 이익을 함께 늘려가는 윈윈 게임의 상생적 나눔을 이론적 기반으로 한다.

대학교수의 사례를 예로 들어보자. 한 교수가 1000만 원을 장학금으로 기부하면 자신은 손해를 보지만 사회는 이익을 보는 투자를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이 교수가 이 돈을 활용해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에게 연구조교로 일할 것을 제안했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돈을 사용하면 학생은 장학금을 받으면서 교수의 연구를 도울 수 있다. 교수는 늘 꿈꿔왔던 대로 어려운 학생을 도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우수한 연구 인력도 확보하게 된다. 게다가 열정을 가진 조교의 도움으로 연구 성과가 높아지면 더 많은 연구비를 확보하게 돼 교수는 조교 지원 활동을 더 폭넓고 지속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착한 기업은 한쪽이 희생해야 한다는 시각으로 세상을 바라보지만 스마트한 기업은 기업과 사회 모두가 이익을 볼 수 있다는 긍정적 관점을 갖고 있다. 대학교수의 사례가 이를 잘 보여준다.

우리 사회는 착한 기업을 요구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 경제가 빠르게 발전하는 가운데 기업의 사회공헌 활동을 사실상 등한시해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착한 기업만 요구하다 보면 기업 이익이 줄어들어 지속적 성장이 힘들어질 수도 있다. 앞으로 우리 기업은 스마트해져야 한다. 스마트한 기업이 기업과 사회 모두에 도움이 되는 CSV 활동을 선도할 수 있다.

문휘창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  
정리=최한나 기자 han@donga.com  

비즈니스 리더를 위한 고품격 경영저널 동아비즈니스리뷰(DBR) 94호(2011년 12월 1일자)의 주요 기사를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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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 혁신 성공사례

▼ 스페셜리포트/지방정부의 혁신 스토리


DBR가 지방정부의 혁신 스토리를 모았다. DBR 기자들이 전국 곳곳을 다니면서 강원 화천군의 청정성 마케팅, 경기 가평군의 자라섬 재즈페스티벌, 전북 완주군의 커뮤니티비즈니스 육성, 경북 성주군의 참외 상품화, 경북 봉화군의 귀농·귀촌 정책을 취재했다. 화천군은 낙후한 환경 속에 감춰져 있던 청정성이라는 가치를 산천어축제로 새로 포장해 연간 100만 명이 넘는 관광객을 불러모았다. 가평군은 황무지로 버려져 있던 자라섬에 재즈페스티벌을 유치해 지난해 약 225억 원의 경제적 효과를 올렸다. 지방정부의 생생한 혁신 스토리가 참신한 통찰을 전해준다.

‘개방형 혁신’ 오류 줄이려면

▼ MIT슬론매니지먼트리뷰/두려워 마, 개방형 혁신은 우리 적이 아니야


P&G, 다우케미컬, IBM, HP 등 글로벌 선도 기업들은 개방형 혁신 전략을 추구해 많은 이익을 낼 수 있었다. 이들의 성공을 지켜본 많은 기업들이 개방형 혁신을 시도하려고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행할 때 직면하게 될 문제점에 대해서는 충분히 고민하지 않는다. 개방형 혁신 전략을 제대로 실행하지 않으면 이 전략이 갖고 있는 장점을 실현하지 못할 뿐만 아니라 기술적인 경쟁 우위 중 일부를 잃을 수도 있다. 관리자들은 직원들이 개방형 혁신에 우호적인 태도를 갖도록 이를 지원할 수 있는 방향으로 인센티브 시스템을 바꿔야 한다. 성공적인 개방형 혁신 전략을 실행하기 위해 기업들이 어떤 노력을 기울여야 할지 정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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