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하! 경제뉴스]공매도란 무엇이며 왜 논란이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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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8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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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기적 거래로 불안 가중” vs “유동성 높이고 위험 분산”



《 공매도란 무엇이며 최근 왜 계속 논란이 되고 있나요? 》

최근 금융당국의 공매도 금지 조치 해제를 둘러싸고 여러 논란이 가열되고 있습니다. 금융위원회는 유럽 재정위기로 시장 변동성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8월 10일부터 11월 9일까지 3개월 동안 시행했던 ‘공매도 금지 조치’를 10일부터 해제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에 대해 공매도 허용이 개인투자자들의 피해로 돌아갈 수 있다는 목소리가 있는 한편, 외국인투자가 유치와 국내 헤지펀드 활성화 등을 위해서는 반드시 필요하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습니다. 그러면 최근 주식시장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른 공매도가 무엇인지부터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공매도란 문자 그대로 없는 주식을 판다는 뜻입니다. 즉, 해당 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은 상태에서 다른 기관으로부터 주식을 빌려와 매도 주문을 내놓은 뒤 나중에 주식을 사서 되갚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런 공매도 기법으로 수익을 얻기 위해서는 매도 주문을 냈을 때보다 결제일에 주가가 떨어져 있어야만 합니다. 그래야 가격이 떨어졌을 때 싼 가격으로 다시 매입해서 매매차익을 얻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서 한 투자자가 A종목의 주가가 1만 원일 때 공매도로 매매 주문을 내고 주식을 팔았다고 해봅시다. 3일 뒤 주가가 떨어져 8000원으로 하락합니다. 그러면 투자자는 8000원에 A종목 주식을 다시 사서 돌려주고 2000원의 시세차익을 얻게 됩니다. 이처럼 공매도는 특정 종목의 주식을 보유하지 않은 투자자가 앞으로 이 종목의 주가가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을 때 쓸 수 있는 거래 형태입니다. 따라서 예상과 달리 해당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게 되면 손실을 보게 됩니다.

국내에서 공매도는 1996년부터 허용됐으며 외국인투자가의 차입공매도는 1998년 7월부터 허용되고 있습니다. 현재 개인투자자도 공매도를 할 수는 있게 돼 있지만 여러 가지 제약조건이 많은 데다 위험 부담이 크기 때문에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주로 외국인투자가들이 공매도 거래를 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 같은 공매도가 문제가 되는 것은 무엇 때문일까요. 우선 증권시장의 안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위험이 있습니다. 투자자가 주식을 공매도한 뒤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이후에 주가가 반드시 하락해야만 하기 때문에 시세조종 등에 나설 가능성이 있습니다. 공매도를 한 투자자들이 주가 하락을 유도하기 위해 기업에 관한 나쁜 소문을 조작해 유포할 수 있습니다. 증권시장에 영향력이 있는 전문가라면 주식을 공매도한 후에 관련 기업에 관한 보고서를 부정적으로 작성해 주가 하락을 유도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투자자 예상과 달리 공매도를 한 후 해당 주가가 상승할 경우 투자자 손실 부담이 과도하게 커지게 돼 채무불이행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주식을 공매도한 투자자가 주식대여기관에서 빌려온 주식을 약속한 날까지 반환하지 않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공매도의 부작용이 극명히 드러난 대표적인 사례가 2008년 금융위기입니다. 당시 헤지펀드들이 선진국 주식시장의 급락을 틈타 주로 금융회사 주식을 공매도함으로써 금융시장의 위기를 더욱 증폭시켰다고 비난받은 바 있습니다. 주요 선진국을 비롯해서 한국도 2008년경 모든 주식의 공매도를 금지했습니다. 하지만 금융시장이 안정되면서 2009년 6월 1일부터 비금융회사 주식의 차입공매도(다른 기관에서 주식을 빌려와서 매도하는 것)만을 허용하고 있습니다. 올해 8월 미국 신용등급 강등으로 촉발된 금융시장 불안으로 3개월간 내려졌던 ‘공매도 금지 조치’ 역시 최근 시장이 안정을 되찾아 가며 해제됐습니다.

금융시장에서 일부 제한을 뒀지만 공매도 거래를 계속 허용하고 있는 것은 공매도의 순기능 역시 무시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공매도는 시장의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고 주식투자 위험을 경감시키는 역할을 함께합니다. 경우에 따라 공매도는 ‘증권시장의 불안정성을 높이는 투기적 거래’와 ‘시장 효율성과 유동성을 높이고 주식거래 헤지(위험분산) 기능을 갖춘 거래 형태’를 겸비한 양날의 검인 셈입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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