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8개 우수기업 최근 3년 평균 111% 상승… 지배구조 ‘GOOD’→ 주가 상승률도 ‘GOO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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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1월 29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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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85% 웃돌아

《 인터넷 포털업체 ‘다음커뮤니케이션’, 신용평가업체 ‘나이스평가정보’, 시계 생산업체로 이름난 로만손. 업종도, 역사도 전혀 다른 이 기업들에는 2가지 공통점이 있다. 우선 지배구조의 탄탄함을 인정받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으로부터 ‘지배구조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다는 점이다. ‘다음’은 이사회 구성원의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채우고 임직원 윤리규정을 대외적으로 공표하는 것과 같은 노력으로 2008∼2011년 4년 연속 지배구조 최우수기업이 됐다. 또 하나는 주가상승률이다. 3개 기업은 최근 3년간 300% 이상의 주가상승률을 보이며, 해외 변수로 주가가 롤러코스터를 타는 위기 국면에도 흔들리지 않고 있다. ‘우수한 지배구조를 가진 기업들의 주가가 튼튼하다’는 공식을 입증하는 셈이다. 》
○ 롤러코스터 증시에도 튼튼

동아일보와 에프앤가이드가 2003년 이후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이 ‘지배구조 우수기업 및 개선기업’으로 선정한 58개사의 최근 3년간 평균 주가 등락률을 산출한 결과 111.63%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코스피 등락률(85.03%)을 크게 웃돌았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겪었지만 이후 주가 회복기에 지배구조 우수기업들이 더 강하게 반등했기 때문. 2004년 우수기업으로 선정됐던 네오위즈가 3년 전보다 주가가 582.93% 치솟았고 2007년 우수기업이었던 모두투어도 314.77% 뛰었다.

특히 변동성이 컸던 올해에도 이 기업들은 선전을 이어가고 있다. 연초 이후 이 기업들의 평균 주가등락률은 ―6.33%로 이 기간 코스피 등락률이 ―12.29%인 점을 감안하면 선방한 것이다. 2008년과 2010년 우수기업으로 선정된 안철수연구소는 ‘정치인 테마주’ 바람을 타고 366.84% 급등하는 이상 과열을 보이기도 했다. 이 밖에 대한종합상사는 63.00%, 경동가스는 31.86%의 주가상승을 보였다.

한국거래소, 금융투자협회, 상장회사협의회, 코스닥협회 등 4개 증권유관기관이 공동출자한 한국기업지배구조원은 매년 모든 상장법인의 지배구조를 평가해 기업지배구조 우수기업과 개선기업을 선정해 발표한다. 2011년 대상은 포스코가 받았고, 최우수기업으로는 다음(코스닥시장 부문)과 KT&G(코스피시장 부문)가 뽑혔다. 수상 기업에는 당해연도의 부과금과 추가상장수수료 면제 혜택이 주어진다.

○ 실적은 기본…위기때 진가 드러나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의 주가가 급등한 것은 기본적으로 탄탄한 실적이 뒷받침한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12월 결산 법인들의 2009년 매출액은 전년보다 0.27% 감소하고 순이익은 57.97% 상승했다. 하지만 58개 우수기업의 2009년 순이익은 전년보다 79.78%나 높아졌다. 2010년에도 전년 대비 71.40% 늘어난 순이익을 거뒀다. 정재규 한국기업지배구조원 연구조정실장은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들은 경기 변동에도 급격하게 저평가되거나 고평가되는 경우가 적다”며 “이 기업들은 경기 하강 또는 위축 시점에 더 좋은 성적을 내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증시의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는 지배구조가 좋은 기업이나 사회적 책임활동을 잘하는 기업들이 더 안전할 것이라는 투자자들의 판단이 작용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세계 증시를 휩쓴 ‘불안정성’이 오히려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들이 다른 기업들보다 돋보이는 상대적 ‘가점’을 얻은 배경이 됐다는 것.

특히 투자자들이 ‘지배구조’를 투자의 중요 요소로 판단하게 된 것도 큰 변화다. 과거에는 기업의 지배구조를 이해하거나 관심을 두는 일이 거의 없었다면 이제는 이를 투자 판단에 포함하는 ‘스마트한’ 투자자들이 늘고 있는 것. 실제로 사회적 책임이나 지배구조가 우수한 기업을 선정해 장기 투자하는 사회책임투자(SRI) 펀드에도 투자자금이 몰리고 있다. 24일 기준 국내 SRI펀드 순자산은 1조8695억 원으로 2조 원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연초 1조5884억 원에서 18% 늘어난 규모로 주요 테마펀드 중 가장 큰 폭의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SRI펀드는 지배구조를 중심으로 종목을 고르다 보니 성장주와 가치주를 고루 담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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