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공식 출시된 기아자동차의 신개념 미니 CUV '레이(RAY)'는 경차답지 않은 넓은 실내공간으로 주목을 받았다. B필라를 과감하게 없애 옆면의 앞뒤 문을 모두 개방할 경우 출입 공간 폭은 최대 1432mm에 이른다. 뒷문은 슬라이딩 방식으로 뒤로 열리고 앞문은 최대 90도까지 당겨 열수 있어 사람이나 화물의 승하차가 편리하다는 장점이 있다.
관심을 끌었던 실내 높이는 한국 초등학교 3학년 학생의 평균키인 1330mm에 이른다. 유모차나 산악용자전거를 접지 않고 싣고 내릴 수 있는 높이다.
레이는 전장 3595mm, 전폭 1595mm, 전고 1700mm의 균형 잡힌 차체에 군더더기 없는 실용적인 디자인을 적용했다. 전면부는 기아차 패밀리룩 라디에이터 그릴에 넓은 시야를 제공하는 전면 글라스를 채택했다.
정연국 기아차 국내영업본부 부사장은 "레이는 경차시장의 블루오션을 창출할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모델"이라며 "B필라를 과감하게 없애고 창의적인 공간 활용으로 경차답지 않은 넓은 실내공간을 갖췄다"고 소개했다.
기아차는 레이에 대해 국내시장에서 연간 6만대 2018년까지 42만대 판매를 목표로 세웠다. 수출 계획은 아직까지 없다고 밝혔다. 기아차는 월트디즈니사와의 제휴를 통해 '미키마우스' 콘셉트카를 제작해 마케팅에 활용할 계획이다. 미키마우스 콘셉트카는 시장 반응에 따라 양산화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다음은 기아차 임원들과 진행된 일문일답.
B필라를 없애 안전이 우려되는데.
B필라를 없앤 대신 조수석과 뒷좌석 안쪽에 보강재를 넣었다. 또한 차량의 지붕과 바닥에 고강도의 철판을 사용해 안전성을 높였다. 이밖에도 6개의 에어백을 탑재하는 등 일반 승용차와 동급의 안전성을 실현했다.
차체가 높은데 전복 위험은 없는가.
동급 최초로 VSM(차세대 차체자세제어장치)을 채택하고 스티어링 휠과 서스펜션을 튜닝해 차량이 상황에 따라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도록 했다.
가격이 동급의 경차들보다 비싼데.
같은 경차인 모닝보다는 비싸게 보이지만, 레이는 공간성을 강조한 차량으로 거기에 알맞은 수납공간을 갖췄고 안전부분도 뛰어나 결코 비싼 가격은 아니다. 일본의 비슷한 모델과 비교해도 500~800만원 싸다.
내수시장이 위축되고 있는데 판매에는 지장이 없을까.
4분기 들어서 내수시장이 급속도로 냉각돼 올해 목표를 162만대에서 156만대 수준으로 낮췄다. 국내외 모든 자동차회사들이 판매부진을 겪고 있으나, 다행히 기아차는 소형차에서 강점을 보이고 있어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이다. 레이에 거는 기대가 크다.
레이의 전기차 출시는 언제쯤 가능한가.
다음 달 중순에 전기차 10대를 만들어 정부에 전달한다. 당분간 일반 판매는 안하고 내년에 시장 상황을 봐가며 일반에 판매를 시작할 계획이다. 내년에 2000대 생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닝과의 간섭효과가 대한 대책은.
같은 경차인 모닝과의 간섭은 있을 수 있지만, 모닝과 레이는 성격이 분명히 다른 차이다. 레이는 경차지만 공간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에게 필요한 차로 승용 전용의 모닝과는 확연하게 다르다. 수요층이 다른 만큼 간섭효과는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내수시장 연간 6만대의 흡수 타깃은.
내수에서 월 5000대 연간 6만대 이상을 팔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경차와 소형의 수요를 끌어올 것이고 특히 가격적인 면에서 한국지엠의 경차 ‘스파크’ 소비자가 레이로 많이 돌아설 것으로 예상한다.
일본차 닛산 큐브의 카피 모델이 아니냐는 지적이 있는데.
큐브와는 많은 차이가 있다. 우선 레이는 B필라가 없고 트렁크의 개폐방식, 엔진의 크기 등 많은 곳에서 확연히 다른 차라고 봐야한다. 레이는 공간 활용 측면에서 큐브보다 압도적으로 우위에 있으며, 큐브가 월 400대를 파는데 이는 레이와 비교할 수 없는 수치다.
향후 수출계획은.
현재로선 수출계획이 전혀 없다. 유럽에서는 시장성이 없는 것으로 판단되고 미국에서도 아직은 판매할 계획이 없다. 일본에선 조금 더 연구해 판매여부를 결정하겠다.
한편 기아차는 이날 제주 해비치호텔 그랜드볼룸에서 '레이(RAY)'의 신차발표회를 가졌다. 레이는 지난 2007년부터 프로젝트명 '탐(TAM)'으로 4년의 연구기간에 약 1500억 원을 투입해 완성했다.
최고출력 78마력, 최대토크 9.6kg.m, 연비 17.0km/ℓ의 카파 1.0 가솔린 엔진과 연비 13.2km/ℓ(LPG 사용 기준)의 카파 1.0 바이퓨얼(Bi-Fuel) 엔진 등 두 가지 라인업을 갖췄다. 카파 1.0 바이퓨얼(Bi-Fuel) 엔진은 LPG와 가솔린 연료 탱크를 동시에 장착해 LPG 소진 시 가솔린을 보조연료로 사용할 수 있다.
신차는 1000cc 미만 차량에 적용되는 경차 혜택을 받아 구입 시 취득세와 도시철도 채권이 면제되고 고속도로 및 혼잡통행료, 공영주차료 등의 감면 혜택이 주어진다.
판매가격은 카파 1.0 가솔린 모델 1240~1495만원, 카파 1.0 바이퓨얼(LPG) 모델 1370~1625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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