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기업도시로 조성 중인 송도국제도시는 인천국제공항에서 국내 최장 교량인 인천대교를 건너 자동차로 불과 20여 분 거리에 있어 한국의 에어로트로폴리스로 꼽힌다. 롯데, 이랜드 등 국내 대표 유통기업의 진출도 잇따르고 있다.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CI) 제공
#1.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에 들어선 68층짜리 ‘동북아트레이드타워’. 현재 골조 및 외장공사를 끝내고 내부 마감공사 중이지만 65층은 임시 개방됐다. 송도식(式) 도시개발에 관심을 쏟는 외국기관의 방문이 잇따르면서부터다. 동남아 남미 아프리카 국가의 경제·외교장관들이 줄줄이 이곳을 다녀갔다. 65층에서 송도 전체는 물론 영종도까지 한눈에 내려다본 이들은 “바다와 갯벌을 메워 인천국제공항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도시를 조성하는 도시개발 아이디어가 놀랍다”는 반응을 보였다.
#2. 동북아트레이드타워 인근에서 문을 연 특1급호텔 ‘쉐라톤 인천’은 올 하반기 319개 객실 점유율이 85%에 이르렀다. 지난해 상반기 57%, 올 상반기 65%에 비하면 눈에 띄는 신장률이다. 호텔에서 연회 및 행사를 진행하고 투숙하는 외국기업 고객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호텔 관계자는 “인천공항이 가깝다보니 서울 도심보다 이곳을 찾는 외국기업이 갈수록 늘고 있다”며 “송도에서 추진 중인 대규모 쇼핑몰이 완공되면 중국 관광객도 많이 찾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항을 중심으로 도시가 형성되는 ‘에어로트로폴리스(Aerotropolis)’가 새로운 도시개발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에어로트로폴리스는 에어포트(airport)와 메트로폴리스(metropolis·도시)의 합성어로, 공항 근처에 도시시설을 집약적으로 배치하는 ‘콤팩트시티’를 지칭한다. 도시 성장의 매개가 되는 교통수단이 기존 선박, 자동차에서 항공으로 바뀌면서 ‘항공 네트워크’를 갖춘 도시가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수요를 끌어들이며 미래 도시로 성장할 수 있다는 개념이다. 특급호텔은 물론이고 롯데, 이랜드 등 국내 대표 유통기업들이 한국의 에어로트로폴리스로 꼽히는 송도국제도시로 잇따라 진출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 송도…이상적인 에어로트로폴리스
에어로트로폴리스는 ‘기업가 정신’ 전문가로 유명한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의 존 카사르다 교수가 올해 발간한 책 ‘에어로트로폴리스-곧 다가올 삶의 방식’에서 처음 소개됐다. 글로벌 경제시대에는 도시, 국가 간 거리가 무의미해지고 인터넷을 통한 e커머스가 활발해지면서 공항이 도시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소가 된다는 것이 카사르다 교수의 주장이다. 기업도 시간을 단축하고 비용을 줄이려면 공항 인근 도시로 입주해야 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것. 카사르다 교수는 “에어로트로폴리스 기능을 갖추려면 기업과 직원들을 위한 비즈니스 및 거주 환경이 잘 갖춰져야 한다”며 “특히 이런 도시는 도시 재개발을 통해 이뤄지기 힘들고 처음 도시를 개발할 때부터 치밀하게 설계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송도는 인천공항에서 자동차로 불과 20여 분 거리에 있어 1차 조건을 완벽하게 갖춘 셈. 또 걸어서 30분 거리에 주거 직장 교육 문화 쇼핑 기반을 갖춘 콤팩트 도시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최적의 에어로트로폴리스라는 평가가 많다. 비행거리 3시간 이내에 인구 100만 명 이상의 도시가 61개나 돼 글로벌 기업의 수요를 충족할 여건을 모두 갖췄다는 것이다. 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잠시 주춤했던 개발사업에 다시 시동이 걸려 삼성을 비롯한 국내외 유수 기업이 잇달아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 ○ 이랜드 롯데, 글로벌 소비자 공략
이랜드, 롯데 등 유통업체들도 국내 소비자는 물론이고 일본 중국 등 글로벌 소비자를 공략하기 위해 잇따라 송도로 진출하고 있다. 이랜드그룹은 송도 국제업무단지 1만9587m²에 백화점 쇼핑몰 호텔을 갖춘 복합유통시설을 짓기로 하고 29일 송도국제도시개발유한회사(NSIC)와 계약을 체결했다. 이랜드 유통시설은 인천지하철1호선 인천대입구역과 연결되는 상업 중심지에 들어선다.
이랜드그룹은 인천대입구역에서 2km가량 떨어진 상업시설 ‘커낼워크’에 명품 아웃렛도 조성하고 있다. 유명 스포츠스타, 연예인 등이
소유하고 있는 커낼워크 전체를 매입해 2012년 말까지 명품 패션 의류 유통 거리를 만들 계획이다. 이랜드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길
건너편 8만4500m² 터에는 ‘롯데쇼핑타운’ 건립 공사도 진행되고 있다. 롯데자산개발이 1조 원을 들여 백화점 대형마트 영화관
아이스링크장 오피스텔 등이 들어서는 연면적 44만3000m² 규모의 초대형 쇼핑몰을 짓는다.
이들 유통시설은
2015년 말 동시에 개점할 예정이어서 수도권 최대 복합상권이 형성될 것으로 보인다. NSIC 스탠게일 회장은 “국내 최고층
빌딩인 동북아트레이드타워, 롯데쇼핑타운, 이랜드복합쇼핑몰이 한 블록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아시아 최대의 쇼핑 메카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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