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기일수록 화장품 종목이 힘을 받는다는 속설은 틀리지 않은 걸까. 아모레퍼시픽과 함께 화장품·생활용품 업계의 양대 산맥으로 꼽히는 ‘LG생활건강’이 탄탄한 3분기 실적을 바탕으로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달 들어 꾸준히 상승을 거듭하더니 이달 17일 종가 기준 54만5000원까지 치솟았다. 월말이 되면서 주가가 살짝 주춤하고 있지만 잠시 숨을 고르고 있을 뿐 언제든 치고 올라갈 여지가 많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 화장품, 음료 고른 ‘성장’
LG생활건강의 이 같은 상승세는 탄탄한 실적에서 비롯됐다는 평가다. 실제로 LG생활건강은 고성장을 지속하고 있다. 3분기 매출 9268억 원, 영업이익 1121억 원, 순이익 771억 원을 보이며 역대 최고 분기 실적을 거뒀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2.1%, 14.0%, 16.0% 성장한 수치로 매출은 2005년 3분기 이후 25분기 연속, 영업이익은 2005년 1분기 이후 27분기 연속 성장한 것이라 더욱 눈길을 끈다.
화장품과 음식료가 고루 좋은 실적을 내고 있다는 것도 강점이다. LG생활건강의 주축인 화장품 사업은 매출 2851억 원, 영업이익 354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8%, 23.4% 증가했다. 특히 프레스티지(고품격) 브랜드를 지향하는 ‘후’와 ‘숨’이 각각 12%, 40% 성장했고 ‘숨’은 추가로 6개 백화점에 입점하면서 총 48개의 매장을 운영하게 됐다.
음료사업은 ‘스프라이트’ 등 기존 브랜드들의 꾸준한 성장과 ‘글라소 비타민워터’ ‘조지아 커피’ 등 신규 브랜드들의 매출 호조로 매출 3019억 원, 영업이익 275억 원을 나타내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0.1%, 9.6% 성장했다. 생활용품 사업도 매출 3398억 원, 영업이익 493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9%, 10.5%나 껑충 뛰었다.
김민아 대우증권 연구원은 “경기 하강 우려와 관계없이 LG생활건강이 고성장을 계속할 것으로 보인다”며 “주가는 지난 3개월간 8.3% 올랐지만 성장성에 대한 위험요소는 적다”고 평가했다. ○ 사업영역 확대로 성장 지속
코카콜라음료, 더페이스샵, 해태음료, 보브(VoV)로 이어진 인수합병(M&A)도 LG생활건강의 성장을 지속시킬 요인이다. LG생활건강은 10월 색조화장품 업체인 보브를 550억 원에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만년 적자’ 해태음료를 인수해 영업 정상화에 뛰어든 지 9개월 만의 일이다.
‘M&A 귀재’ 차석용 사장이 2005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럭키치약’으로 유명했던 LG생활건강은 생활용품, 화장품, 음료 부문으로 사업 영역을 넓혀왔다.
이번에 색조 전문 브랜드까지 손에 넣으며 기초 화장품 위주의 포트폴리오도 다채로워졌다. 시장점유율이 3%인 보브는 에뛰드와 맥에 이어 국내 색조 화장품 업계 3위 업체. 보브 인수는 기초 화장품에 치우쳐 있던 LG생활건강의 화장품 부문 경쟁력을 ‘업그레이드’하는 기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손효주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생활용품 및 화장품 시장에서의 시장 지배력이 강화되고 있는 데다 보브, 해태음료 인수 시너지 효과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실적에 반영되면서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지속적인 M&A를 통해 성장을 이어나가는 부분도 시장에서 긍정적으로 평가받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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