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마트 파국은 막았다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일 03시 00분


유진그룹 유경선 회장과 ‘각자대표’ 체제 도입 합의선종구 회장 경영권 유지

최대주주와의 갈등으로 자기가 이룬 회사에서 쫓겨날 뻔했던 선종구 하이마트 회장이 극적으로 경영권을 유지하게 됐다.

하이마트 최대주주인 유진그룹과 하이마트 비상대책위원회는 30일 새벽까지 이어진 마라톤 협상 끝에 ‘각자대표’ 체제를 도입하는 데 합의했다.

양측의 합의에 따라 경영권의 향방을 놓고 표 대결이 예상됐던 이날 임시 주주총회는 수월하게 진행됐고, 유진그룹이 오후 6시 이사회에서 논의하기로 했던 ‘대표이사 개임(改任)’, 즉 선 회장의 경영권을 박탈하기로 한 안건도 자동 철회됐다.

전날까지 격하게 감정싸움을 벌였던 양측은 분쟁이 장기화하면 하이마트의 회사가치가 하락해 서로 이득이 될 게 없다고 판단해 마지막 협상을 시도해 막판 합의를 이끌어냈다.

유경선 유진그룹 회장은 주총 직후 기자들에게 “모든 것이 잘되게 하기 위한 것입니다. 수고들 하셨습니다”라며 자리를 떴다.

양측이 ‘치킨게임’식 표 대결을 피하고 일단 합의에 이르기는 했지만 하이마트의 ‘최고경영자(CEO) 리스크’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갈등의 불씨를 그대로 남겨두고 급한 대로 덮은 형국이기 때문이다.

각자대표 체제에서 유 회장은 재무를 총괄하고 선 회장은 영업을 맡게 된다. 이처럼 각자의 영역에서 의사결정을 한다 해도 서로 부딪치는 부분이 적지 않아 중요한 판단을 앞두고 충돌할 가능성이 높다.

김현지 기자 nuk@donga.com  
박승헌 기자 hparks@donga.com  
:: 각자대표 ::

복수의 대표가 분야를 나눠 자신의 영역에서 최종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것으로, 대표이사 전원이 합의해야 최종 의사결정을 할 수 있는 공동대표 체제에 비해 대표이사 개인의 자율권이 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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