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벌 리포트]은퇴설계 名家를 꿈꾸며… 미래에셋증권 vs 삼성생명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6일 03시 00분


증권-보험 대표급 ‘실버 마케팅’ 불꽃 경쟁

현재 우리나라의 인구구조는 청장년층이 두꺼운 마름모 형태를 띠고 있다. 하지만 40년쯤 뒤인 2050년이 되면 인구 고령화로 노년층이 가장 두꺼운 항아리형으로 변하게 된다. 초고속 고령화로 ‘100세 시대’가 성큼성큼 다가오면서 은퇴를 앞둔 이들의 주름살도 깊어지고 있다. 수명이 길어지는 것은 일하지 않고 돈을 쓰기만 하는 시간이 늘어난다는 것을 의미한다. 금융권에서는 이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노후 및 은퇴 설계를 하는 연구 조직 설립에 앞다퉈 뛰어들고 있다.

○ 앞선 미래에셋에 삼성생명 규모로 맞서

미래에셋증권은 ‘은퇴 설계의 명가’를 꿈꾸며 2005년 증권업계 최초로 퇴직연금연구소를 세웠다. 이후 각종 세미나를 열고 연구보고서를 내는 등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특히 ‘은퇴와 연금’은 은퇴를 고민하고 준비하는 이들에게 스스로 행복한 노후생활을 설계할 수 있도록 실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월간지이다. 또 은퇴 후 월급을 알려주는 애플리케이션 ‘은퇴 후 내 월급’도 선보였다. 현재 나이, 입사 연령, 은퇴 예상 연령 등의 기본정보와 개인 소득, 자산정보, 주택보유 여부 등을 입력하면 은퇴 뒤 받을 수 있는 월급을 바로 알 수 있다.

하지만 신흥주자들도 만만치 않다. 이 중 삼성생명은 올해부터 10년간 베이비붐 세대에서만 150만 명이 은퇴하면서 은퇴시장이 급속도로 커질 것이란 예측 속에 2월 보험업계 처음으로 은퇴연구소를 설립했다. 연구조사팀, 퇴직연금팀 등에 36명의 은퇴 연구 인력을 보유해 국내 최대 규모라는 평가를 받으며 나머지 은퇴연구소를 압도하고 있다. 삼성생명은 연구 인력을 올해 말까지 약 100명 수준으로 더 늘릴 계획이다. 또 삼성생명 은퇴연구소는 전국을 돌며 은퇴전략을 소개하는 ‘은퇴스쿨’을 여는가 하면 웹사이트를 개설해 일반인들에게 노후 준비를 위한 각종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 각 연구소의 대표 ‘은퇴전략’

두 연구소 모두 ‘관계’와 ‘연금’을 강조한다는 점에서는 일맥상통하지만 다른 점도 있다. 삼성생명 우재룡 은퇴연구소장은 첫 번째로 ‘평생소득’을 늘리라고 조언한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개인연금에 즉시연금 등으로 생애소득을 확보하는 것을 목표로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두 번째로는 재산 중심에서 벗어나 가족, 관계, 사회활동을 아우르는 전반적인 인생설계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교육’을 통한 금융이해력을 높이라고 조언했다. 우 소장은 “은퇴에 대한 패러다임을 바꾸고 금융이해력을 높이기 위해 연구소 차원에서도 교육에 가장 초점을 맞추고 있다”라며 “삼성생명 조직 등을 활용해 지속적으로 많은 고객을 만날 것”이라고 말했다.

미래에셋 손성동 퇴직연금연구소 연구실장은 크게 세 가지 전략을 강조한다. 첫 번째는 ‘은퇴하지 말기’다. 한 직장에서 계속 근무를 하라는 뜻이 아니라 ‘일’에서 은퇴하지 말라는 의미로 될 수 있는 한 현역기간을 늘리는 게 중요하다는 것이다. 두 번째는 너무 돈에만 얽매이지 말라는 것이다. 지역사회, 친구, 다양한 사회관계를 풍성히 가꾼다면 돈이 부족하더라도 더 행복할 수 있다는 이야기다. 세 번째는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하는 것이다. 손 실장은 “먹고살기도 힘든데 어떻게 은퇴자금을 마련하느냐며 난감해하는 이들은 ‘강제저축’을 활용하는 것이 좋다”고 권했다. 강제저축은 매달 무조건 빠져나가는 국민연금, 퇴직연금과 같은 돈. 이 돈이 쌓이면 노후 준비에 든든한 버팀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장윤정 기자 yun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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