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지구에 4683채의 매머드급 단지로 지은 아파트 ‘일산 자이’에는 숲, 물, 들을 콘셉트로 100여 개의 다양한 테마 정원이 조성돼 있어 뛰어난 조망권을 자랑한다. 100년 이상된 대적송 1500그루를 포함해 명품 소나무 2300여 그루도 곳곳에 심어졌다. GS건설 제공
미국 뉴욕 맨해튼의 센트럴파크나 영국 런던 하이드파크의 주변 집값은 비싸기로 유명하다. 센트럴파크 인근 초고층아파트인 ‘트럼프 타워’는 3.3m²당 1억 원을 웃돌 정도. 뉴욕 평균 집값의 2∼3배 수준이다. 이렇게 높은 가격에는 넓은 공원을 내다볼 수 있는 ‘그린 프리미엄’이 포함돼 있다.
국내에서도 강이나 바다, 산을 내다볼 수 있는 조망권에 있어 공원을 바라보는 ‘그린 조망권’이 각광받고 있다.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생활수준이 나아지면서 녹지 조망이나 녹지 환경의 가치가 갈수록 커지고 있는 것. 서울 올림픽공원이나 서울숲 주변, 신도시 중앙공원 주변 집값이 상대적으로 비싼 것도 이 때문이다. 서울 용산 일대가 주목받는 것도 여의도와 같은 크기로 조성되는 용산공원의 영향이 적지 않다.
최근엔 단지 내에 대규모 공원을 조성해 그린 조망권을 확보하는 아파트도 크게 늘어나는 추세다. 조망권 아파트에 대한 수요자들의 관심이 커지면서 건설사들이 단지 외부의 산이나 강, 공원을 내다보는 자연 조망권과 별도로 단지 내부에 대규모 녹지공간이나 조경시설을 만들어 그린 조망권을 제공하는 것이다.
○공원 조망권, 수천억 원의 ‘그린 프리미엄’
아시아공원과 바로 맞닿아 있는 서울 송파구 아시아선수촌아파트는 같은 면적이라도 공원이 보이는 곳과 보이지 않은 곳의 집값 차이가 1억 원에 이른다. 인근 현대공인중개소의 조창배 대표는 “전용면적 99m²를 기준으로 공원 조망이 가장 잘되는 곳은 13억5000만 원에 매물이 나와 있는 반면 공원과 가장 먼 곳은 12억 원 수준”이라며 “같은 단지 내에서도 공원 조망권에 따라 집값이 크게 차이 난다”고 설명했다.
지방도 마찬가지다. 전북 전주 완산구 서신동의 ‘서신 e편한세상’은 전주천과 삼천천이 접해 있고 황반산이 둘러싸고 있는 곳. 산과 천을 내다볼 수 있는 곳은 전용면적 101m²가 3억4000만 원 선인 반면 비(非) 조망권 단지는 3000만 원 낮은 3억1000만 원대에 거래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도권이든 지방이든 상관없이 같은 단지 내에서도 조망권 여부에 따라 가격 차이가 수천만 원에서 많게는 수억 원까지 난다”며 “시세 차익은 물론 탁 트인 개방감과 쾌적한 환경을 고려해서 조망권이 좋은 아파트를 고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최근엔 건설사들이 단지 내에 대규모 중앙공원이나 풍부한 조경시설을 만들고 동(棟) 간 거리를 넓혀 단지 내 그린 조망권을 확보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단지와 인접한 곳에 근린공원을 만들어 기부하는 사례도 많아 근린공원을 단지 내 공원처럼 누릴 수 있는 아파트도 늘고 있다.
건설사 관계자는 “자연 조망권은 앞 동과의 거리나 단지 배치에 따라 조망 여부가 나뉘지만 단지 내부에 큰 공원을 만들고 동간 거리를 넓히면 단지 내 조망권이 확보된다”며 “이러면 모든 가구가 쾌적한 공원 조망권을 가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제는 안을 보라”
단지에 대규모 공원이 들어서거나 인근에 근린공원이 조성돼 그린 조망권이 뛰어난 단지들을 꼽아봤다. 우미건설이 이달 중 전북혁신도시 2블록과 12블록에서 선보이는 ‘전북혁신도시 우미린’은 모든 가구가 남향 위주로 배치되며 탁 트인 조망과 쾌적한 주거환경이 장점으로 꼽힌다. 2블록은 인접한 유수지와 기지저수지는 물론 단지 전면의 수변근린공원을 내다볼 수 있다. 12블록은 단지 3면이 개방형으로 배치되는 데다 단지 내부에 대규모 중앙광장과 녹지공간이 조성되며 동간 거리가 최소 150m에 달해 탁 트인 조망이 가능하다.
포스코건설이 이달 중 인천 송도국제도시 국제업무단지에서 분양하는 ‘송도 더샵 그린워크’는 녹색 보행로이자 단지와 단지 사이를 잇는 거대한 통경축(通經軸·조망을 확보할 수 있는 열린 공간)이 조성되는 게 특징. 국제업무단지 D11블록의 665채와 D16블록의 736채를 거대한 녹색축으로 연결한다는 것이다. 단지 내에 정원과 어우러진 야외 수영장도 설치돼 수영장 조망도 가능하다.
서희건설이 경기 양주시 덕정동에서 선보이는 ‘양주 덕정역 서희스타힐스’는 칠봉산과 약대산, 청담천을 끼고 있으며 단지 바로 앞에 서희건설이 기부한 약 1만1500m² 규모의 공원도 조성된다. 전용면적 59∼84m²의 1028채 대단지로 경원선 덕정역이 가깝다. 대우건설이 경남 김해시 부원동에서 분양 중인 ‘김해 부원역 푸르지오’는 단지 전면에 보행통로 겸 공원이 들어서고 동 사이사이에 미니 정원과 천이 조성돼 단지 내 공원 조망권을 확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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