킨텍스 ‘라이브파크 4D 전시회’ 체험해보니… 3D 가상전쟁 온몸으로 실감, 땀에 흠뻑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9일 03시 00분


4차원(4D), 홀로그램, 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가상현실 체험공간 ‘라이브파크’가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문을 열었다. 한 여성 체험자(가운데에서 오른쪽)가 홀로그램을 이용해 가상으로 미리 만들어둔 인기 아이돌 그룹 ‘2NE1’의 산다라 박(왼쪽)과 함께 춤추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4차원(4D), 홀로그램, 증강현실 등을 이용한 가상현실 체험공간 ‘라이브파크’가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문을 열었다. 한 여성 체험자(가운데에서 오른쪽)가 홀로그램을 이용해 가상으로 미리 만들어둔 인기 아이돌 그룹 ‘2NE1’의 산다라 박(왼쪽)과 함께 춤추고 있다. 이종승 기자 urisesang@donga.com
미래의 어느 날, 외계인이 달로 쳐들어왔다. 달에는 토끼가 살고 있었다. 토끼는 인류의 ‘아바타’(분신)다. 외계인의 달 침략을 막으려면 인간이 직접 아바타인 토끼를 조종해 이 외계인을 물리쳐야 했다. 황당한 얘기 같지만 사람들은 기꺼이 토끼가 되는 상황에 빠져들었다.

8일 경기 고양시 일산 킨텍스에서 개막한 ‘라이브파크 4D’라는 전시회에서 있었던 일이다. 이름은 전시회이지만 들어가 보면 테마파크에 가깝다. 3차원(3D) 입체영상과 동작인식 기술 등이 총동원돼 관람객으로 하여금 가상 세계에서 살아가는 사람의 느낌을 갖게 해줬다.

행사를 주최한 디스트릭트는 온몸으로 즐긴다는 특성이 3D 입체영상보다 낫다는 뜻에서 행사를 ‘4D’라고 이름 붙였다. 이 회사는 지난해 사물놀이를 홀로그램으로 만들어 화제가 됐던 곳이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주인공들이 영상을 전할 때 쓰던, 마치 실제 사람처럼 등장하는 입체영상이 바로 홀로그램이다. 디스트릭트는 약 150억 원의 제작비를 들여 이번 행사를 만들었다. 한국이 끝이 아니라 해외 수출도 노렸기 때문이다. 내년에는 중국과 싱가포르로 동일한 전시회를 수출할 계획이다.

토끼와 외계인의 전쟁은 관람객이 자신의 아바타를 만드는 데서 시작됐다. 카메라 앞에 서면 컴퓨터가 관람객을 닮은 아바타를 만들어 준다. 기자의 아바타 토끼도 기자를 닮아 눈이 작고 피부색이 어두웠다. 아바타 토끼를 만든 뒤에는 소리를 세게 질러 토끼의 몸과 연결되는 과정을 거쳐야 했다. 주변의 소리 센서가 기자의 소리 크기를 감지했다. 목소리가 일정 크기에 이르자 기자의 사방을 둘러싼 스크린에서 토끼의 몸속으로 빨려드는 효과가 시작됐다. 공상과학 영화에서 우주선이 광속 여행을 할 때 별들이 스쳐 지나는 듯한 효과였다.

이후 기자는 ‘폴리’라는 공간으로 안내됐다. 토끼 아바타를 이용해 외계인과 싸움을 벌이는 곳이었다. 길이가 약 40m에 이르는 거대한 스크린이 기자 주위의 4개 벽을 둘러싸고 설치돼 있었다. 화면에 드디어 외계인이 등장했다. 모두 14대의 빔 프로젝터가 사방에서 몰려드는 외계인을 실감나게 보여줬다. 이들을 물리치기 위해 기자는 몸을 던져 공격을 피하고, 벽돌을 집는 시늉을 하면서 가상공간의 벽돌을 외계인에게 던져야 했다.

한 번 더 이동한 곳은 ‘메타’라는 3D 입체영상 게임 공간이었다. 아바타 토끼의 반격에 밀려 달 조각을 가지고 도망가는 외계인을 쫓는 게임인데 소리를 세게 지를수록 외계인과의 거리가 좁아졌다. 열심히 소리를 질러 외계인의 달 정복을 간신히 막아냈더니 온몸에 땀이 흥건했다.

이 게임 외에도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시노’라는 전시 공간은 국내외 유명 가수들과 함께 춤을 추는 곳이다. 실제 가수가 나오는 건 아니고 이들이 미리 촬영한 홀로그램 영상이 나온다. 직접 무대에 올라갔다. 그러자 홀로그램으로 촬영된 ‘2NE1’의 멤버들이 나타났다. 이들의 춤 동작을 상세하게 따라했다. 친구와 함께 춤추는 기분이었다. 무대에 설치된 동작 인식 센서는 얼마나 춤을 잘 따라했는지를 측정해 점수도 매겨줬다.

온몸을 움직여 체험하는 전시를 마치고 전시장 가운데로 빠져나와 잠시 쉬려고 했다. 그랬더니 ‘라이브스퀘어’라는 전광판에 홀로그램을 따라 췄던 춤 점수의 순위표가 나왔다. 개막과 함께 입장해 참여자가 별로 없었기 때문에 기대를 하고 10위까지 나오는 순위표에서 기자의 이름을 찾아봤다. 어디에도 없었다. 단체관람을 온 유치원 학생들이 있었는데 그 꼬마들의 점수가 기자보다 훨씬 높았다.

송인광 기자 ligh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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