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로 5분 거리에 프리미엄 아웃렛 나란히… 롯데-신세계 파주大戰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신격호 회장, 깜짝 현장 점검
신세계 “노하우 못따라올 것”

4일 일요일 오후 4시경 경기 파주시 교하동 파주출판단지에 있는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에 신격호 롯데그룹 총괄회장이 ‘깜짝 방문’했다. 신 총괄회장이 점포를 찾은 시간에는 많은 고객이 있었다. 신 총괄회장은 이날 이철우 롯데백화점 대표, 송정호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 파주점장 등과 함께 건물 1∼3층에 위치한 매장을 직접 오르내리며 이곳저곳을 꼼꼼히 챙겼다.

신 총괄회장은 식당가 메뉴판의 글씨 크기, 추운 겨울 날씨에 고객들이 쉴 수 있는 편의시설이나 소방시설 같은 안전장비 하나하나에도 신경을 썼다. 신 총괄회장은 “아웃렛의 경쟁력은 상품 확보에 있는 만큼 브랜드 종류와 수를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해 89세인 신 총괄회장은 2시간가량 영업면적 3만5428m²(약 1만700평)에 달하는 파주점을 모두 챙겨본 후 흡족하다는 평가와 함께 자리를 뜬 것으로 전해졌다.

롯데그룹 임직원들은 신 총괄회장의 파주 현장 방문에 큰 의미를 부여했다. 신 총괄회장은 2월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부회장에서 승진한 이후 좀처럼 현장 경영에 나서지 않았다. 6월 숙원사업이던 제2롯데월드 착공 기념행사에 참석한 이후 6개월여 만이다. 이날 신 총괄회장이 파주를 찾은 것은 2년 전부터 파주 아웃렛 터를 둘러싸고 신세계와 경쟁해온 아웃렛 전장을 점검하기 위해서였다.

롯데 프리미엄 아웃렛에서 차로 5분 정도 떨어진 파주시 탄현면 법흥리 통일동산 내에는 신세계 첼시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이 있다. 2008년 롯데가 땅 소유주인 CIT랜드와 20년 장기 임대차 계약을 맺고 아웃렛을 세우려고 했지만 신세계가 이듬해 3월 이 땅을 사들여 롯데의 계획은 물거품이 됐다.

롯데 최고위층에서는 상도의에 어긋난 일이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에 따라 ‘신세계로 가는 길목은 무조건 막아야 한다’며 파주출판단지에 신세계 첼시 파주 프리미엄 아웃렛(6만9518m²)보다 2배 더 큰 15만473m² 터를 마련해 규모로 밀어붙였다. 입점 브랜드도 213개로 160개 브랜드가 입점한 신세계보다 30%가량 많다.

신세계는 길목을 막아선 롯데의 차단 효과가 미미하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신세계 첼시 관계자는 “5년간 경기 여주 프리미엄 아웃렛을 운영하며 쌓은 노하우와 경험을 롯데가 쉽게 따라오지는 못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롯데는 1일부터 11일까지 당초 목표한 매출을 18% 초과 달성하며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밝혔다.

정효진 기자 wisew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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