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 Test]혼다 소형 하이브리드 ‘CR-Z’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13일 03시 00분


연비 좋은 스포츠카… 고속주행 다소 아쉬움

혼다코리아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차인 ‘CR-Z’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특징과 스포츠카의 매력을 갖춘 차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연료소비효율이 L당 20km를 넘는다. 혼다코리아 제공
혼다코리아가 오랜만에 내놓은 신차인 ‘CR-Z’는 하이브리드 자동차의 특징과 스포츠카의 매력을 갖춘 차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어 연료소비효율이 L당 20km를 넘는다. 혼다코리아 제공
스포츠카, 하이브리드 자동차, 소형.

언뜻 보면 어울리지 않는 조합이지만 혼다가 내놓은 ‘CR-Z’는 이 세 가지 특징을 모두 담고 있는 차다. 1500cc 급이지만 스포츠카의 특징을 담았고, 여기에 하이브리드 시스템까지 얹었다.

2도어 쿠페로 크지 않은 체구(전장 4080mm)지만 날렵한 스포츠카 형태의 외관을 갖췄다. 낮은 차체(1395mm)와 역동적인 헤드램프, 옆면의 날렵한 곡선은 역동감을 준다. 내부도 철저히 스포츠카 스타일을 갖추는 데 주력했다. 계기반의 디지털 속도계와 아날로그 RPM 미터기의 조화는 무난하다. 센터페시아의 내비게이션, 에어컨 조작 버튼 등은 운전석 쪽으로 기울어져 있어 운전자가 조작하기 편리하다. 게다가 시트는 스포츠카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버킷 타입 가죽시트다.

그렇다면 주행 성능은 어떨까. CR-Z는 1500cc i-VTEC 엔진에 혼다의 독자적인 하이브리드 시스템인 IMA를 얹었다. 최대 출력은 114마력, 최대 토크는 14.8kg·m.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얹은 덕분에 연료소비효율은 L당 20.6km다. ‘스포츠카는 연비가 낮다’는 기존 통념과는 완전히 배치된다. 문제는 주행성능인데, 무난하게 달리는 편이지만 스포츠카를 표방하는 점을 생각하면 다소 아쉽다. 저속에서는 매끄러운 주행 성능을 보이지만 시속 120km를 넘어서면 다소 힘에 부친다는 느낌이 든다. 높아진 엔진음에 풍절음까지 더해지는 것도 또 다른 아쉬운 점이다. 운전자의 취향에 따라 스포츠, 노멀, 이코노미 등 3가지 모드로 전환할 수 있다. 모드별로 속도계의 발광다이오드(LED) 색깔이 바뀌고 스티어링 휠의 반응성도 변한다. 6개의 에어백을 장착해 안전성도 고려했다.

어떻게 보느냐의 차이인데, 하이브리드 모델이라는 점을 우선시해 바라보면 하이브리드카임에도 제법 운전의 재미를 느끼게 해준다고 생각할 수 있다. 물론 이 말은 스포츠카인 것을 먼저 떠올리면 여타 스포츠카에 비해 다소 아쉬운 성능이라고 볼 수 있다는 뜻도 된다. 다만 혼다코리아 입장에서는 올해 뚜렷한 신차를 내놓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던 것을 생각하면 신차 투입 효과를 기대할 수도 있겠다.

지난달 30일 열린 도쿄 모터쇼 기자회견에서 혼다 이토 다카노부 최고경영자(CEO)의 “앞으로 혼다의 ‘스포츠카 정신’을 담은 차세대 전기차 개발에 박차를 가하겠다”는 발언까지 염두에 두고 바라보면, CR-Z는 혼다가 앞으로 내놓을 신차의 성격을 가늠해볼 수 있는 차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출시 1개월 만에 누적 계약 대수가 1만 대를 돌파할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고, 덕분에 ‘2010년 올해의 차’로 선정되기도 했다. 기본형은 3380만 원이고 내비게이션이 장착된 모델은 3490만 원이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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