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 첫 女부사장 탄생… 연령-학력 파괴 77명 발탁
스마트폰 1위 성과 반영 무선사업부 최대 승진
김인주 사장 금융 컴백… 맏사위 임우재 부사장에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 규모의 임원 승진 인사를 실시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밝힌 대로 ‘신상필벌(信賞必罰)’의 원칙에 따라 스마트폰 등 성과가 좋은 주력 사업부에서 대규모 발탁인사가 나왔다. 또한 삼성전자 최초의 여성 부사장과 그룹 공채 출신 첫 여성 임원이 나오는 등 여성 비중이 매우 높아졌다. 고졸 출신과 해외법인 외국인 승진자도 크게 늘어나 삼성이 추구하는 ‘다양성 경영(Diversity Management)’에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삼성은 13일 부사장 48명, 전무 127명, 상무 326명 등 총 501명이 승진하는 ‘2012년도 정기 임원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2011년 490명 승진에 이어 2년째 사상 최대 규모의 승진 인사를 이어갔다. 삼성은 “휴대전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주력사업의 성과를 반영했다”며 “차세대 유망 사업 분야에 대한 인적 투자를 강화하기 위해 최대 승진인사를 실시했다”고 설명했다.
‘기술 삼성’의 위상을 높인 연구개발(R&D) 부문과 삼성을 글로벌 브랜드로 안착시킨 영업마케팅 부문에서 승진자가 많았다. 신규 임원 중 R&D 인력은 89명이며 영업마케팅은 92명에 이른다. 특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가 글로벌 스마트폰 1위 달성을 인정받아 총 34명(부사장 3명, 전무 9명, 상무 22명)의 사상 최대 승진자를 배출했다. 소프트파워를 키워야 한다는 이 회장의 뜻에 따라 올해 신설된 S직군(소프트웨어 전문가)도 24명이 승진했다.
여성 임원의 약진도 눈에 띈다.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실장 심수옥 전무가 삼성전자의 첫 여성 부사장이라는 영예를 안았다. 심 부사장은 프록터앤드갬블(P&G) 출신의 마케팅 전문가로 2006년 입사 후 과학적 마케팅 기법으로 삼성의 브랜드 가치를 높인 공로가 평가받았다. 갤럭시 노트 개발의 주역인 삼성전자 김기선 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는 등 신임 여성 임원도 8명이 나왔다. 삼성 대졸 공채 출신 첫 여성 상무 승진자도 3명이 한꺼번에 나왔다.
연령, 학력, 연차와 상관없는 과감한 발탁 인사도 눈에 띈다. 승진자 501명 중 연차가 차지 않은 발탁인사가 77명에 이른다. 특히 삼성전자 윤장현 부장은 삼성전자 고유의 소프트웨어 개발 플랫폼 개발을 인정받아 3년을 뛰어넘어 상무로 파격 승진했다.
고졸 출신 승진자도 지난해 2명에서 올해 6명으로 늘었다. 1986년 고졸 제조직으로 입사한 삼성전자 김주년 부장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위상 강화를 인정받아 2년 앞서 상무로 발탁됐다.
삼성전자 헝가리법인 영업총괄 이스트반 팍스코 VP와 삼성전자 댈러스연구소 LAB장 파룩 칸 부장이 상무로 승진하는 등 역대 가장 많은 총 8명의 외국인 영업책임자도 임원으로 승진했다. 삼성그룹의 노벨상으로 꼽히는 ‘자랑스러운 삼성인상’ 수상자 중 삼성전자 하상록 상무와 삼성SDI 오요안 상무가 전무로, 삼성전기 이태곤 수석은 상무로 승진했다.
한편 삼성은 7일 단행된 사장단 인사를 보완하는 차원에서 삼성카드 김인주 고문을 삼성선물 사장으로 내정했다. 김 고문은 이학수 삼성물산 고문과 함께 삼성 ‘재무 라인’의 핵심인사로 2008년 삼성 특검 이후 일선에서 물러나 있었다. 삼성 관계자는 “김 내정자의 오랜 재무경력과 역량을 높이 사 고심 끝에 내정했다”고 설명했다. 반면 이학수 고문은 올해 말로 고문직에서도 물러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회장의 맏사위이자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의 남편인 삼성전기 임우재 전무도 이번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정재윤 기자 jaeyuna@donga.com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삼성그룹 임원 승진인사 명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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