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 10%에 이르는 고수익으로 인기를 끌었던 브라질채권 투자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브라질 헤알화 약세로 인한 환손실로 고수익은커녕 원금 손실을 걱정해야 할 판이다.
증권사들은 올해 5월부터 개인투자자에게 1조4200억 원어치를 판매했다. 브라질채권은 실질금리 마이너스 시대에 높은 이자를 꾸준히 받을 수 있는 신탁상품 형태로 출시돼 큰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최근 브라질채권 투자자들 사이에서 이자는 물론이고 원금 손실 우려가 증폭되고 있다.
이미 국내에 출시된 브라질 채권펀드는 일제히 손실을 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미래에셋맵스브라질멀티마켓자H[채혼-파생]종류A펀드는 지난 3개월간 8.05%, 6개월간 10.93%, 1년간 4.9%의 손실을 각각 냈다. 산은삼바브라질자[채권]C1펀드도 최근 3개월간 6.10%, 6개월간 7.39%의 손실을 각각 나타냈다.
브라질채권 투자수익률이 하락한 것은 헤알화 가치의 급락 영향이 크다. 현재 헤알화 환율은 달러당 1.84헤알로 7월 말 저점(1.53헤알) 대비 18.4% 급등했다. 같은 기간 원-달러 환율은 9.2% 상승해 원화와 비교해도 10% 가까이 평가절하된 셈이다. 헤알화가 약세를 나타내자 브라질 국채 가치도 함께 추락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당장 내년 1월 지급되는 이자는 올해 7월 지급된 것에 비해 줄어든다”며 “원금 손실은 만기가 오기 전까지는 평가손에 그치겠지만 만기일에 헤알화 가치가 급락한다면 손실이 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국내에서 판매된 브라질채권 상품은 대부분 환헤지가 안 돼 있어 손실 위험을 더욱 키우고 있다. 운용사가 환헤지를 하지 않은 것은 헤알화를 달러로 바꾼 다음 원화로 교환하는 이중 환전 절차를 거쳐야 해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이다.
글로벌 경기침체로 브라질 헤알화 약세는 앞으로도 지속될 것이라는 우려도 크다. 브라질은 철광석 등 원자재 수출이 국내총생산(GDP)의 30∼40%를 차지하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경기부양을 위해 하반기 3차례 금리를 인하했고 앞으로 금리인하가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이에 따라 금융당국도 브라질 국채 투자 문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헤알화 가치의 급락으로 투자자들의 원금 손실 우려가 커지면서 불완전판매 문제가 불거질 수 있기 때문이다. 금융감독원은 상시 감시 차원에서 브라질채권 편입 신탁상품을 미스터리 쇼핑 대상에 포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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