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 관련 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연령대별 인구이동에 따른 ‘착시’가 연령대별 취업자 수와 실업률을 왜곡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11월 한 달간 20대 취업자는 작년 11월보다 4만 명 감소한 반면 50대는 31만2000명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체 취업자는 47만9000명 늘었다.
하지만 연령별 인구이동 변화를 고려하고 이들의 취업 상태가 계속됐다고 가정하면 취업자가 20대에서 많이 줄고 50대에서 늘어난 것만은 아니다. 20대 인구가 계속 줄고 50대 인구는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1월 49세 취업자는 66만 명이었고 59세는 29만 명이었다. 지난해 49세였던 취업자 66만 명은 자연히 올해 통계에서 50대 취업자에 포함되고 59세였던 취업자 29만 명은 60대로 바뀐다. 이처럼 인구의 연령대 이동 효과만으로 50대 취업자는 37만 명이 늘게 된다. 이 효과를 제외하면 50대 취업자는 31만 명이 늘어난 게 아니라 대략 6만 명이 감소한 셈이다.
20대에서는 반대 현상이 나타난다. 작년에 19세였던 취업자는 11만4000명이고 29세는 59만4000명이었다. 이들이 올해에 각각 20대, 30대로 편입되면서 나타난 연령대 이동 효과는 ―48만 명이었다. 이를 고려하면 20대 취업자가 4만 명 감소했다기보다는 44만 명 늘었다고 볼 수 있다.
또 적극적인 구직활동을 한 사람들만 실업자로 집계되는 국제노동기구(ILO) 표준도 우리 현실과 맞지 않다. 적극적으로 구직활동을 한 사람들만 실업자로 집계되기 때문에 구직단념자 등은 실업자에서 제외된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특히 우리나라는 대학 진학, 군복무, 취업준비 장기화, 출산·육아 부담 등으로 노동시장에서 이탈한 청년층과 여성이 많지만 이들이 실업통계에 반영되지 못 한다”고 말했다.
기획재정부와 통계청도 이 같은 문제점은 알고 있지만 딱히 대체할 방법이 없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박재완 재정부 장관은 최근 1급 간부회의에서 “왜 실업률 통계가 국민이 체감하는 지수와 괴리가 큰지, 그리고 이런 괴리를 줄이기 위한 방법은 무엇이 있는지 고민해서 대책을 마련하라”고 말해 당국이 어떤 결과를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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