人해전술? 우린 車해전술!… 수입차 ‘신차몰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0일 03시 00분


벤츠 SLS AMG(위),아우디 R8(왼쪽 아래), BMW GT(오른쪽 아래).
벤츠 SLS AMG(위),아우디 R8(왼쪽 아래), BMW GT(오른쪽 아래).
《 올해 수입차 판매량이 10만 대를 넘어서며 국내 자동차 시장을 빠르게 잠식하고 있다. 수입차업체는 지난 수년간 가격 인하 경쟁을 벌이는 한편 국산차업체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다양한 모델을 투입하며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특히 최근 일정 수요 이상이 확보되면서 초고가 스포츠카나 차체 형태를 정의하기 어려운 독특한 신차도 적극적으로 선보이는 추세다. 일부 수입차업체가 판매하는 차종의 가짓수는 이미 일부 국산차업체를 추월했다. 》
○ BMW, 국내서 11종 판매… 수입 브랜드 중 가장 폭넓은 라인업 확보

19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1만5432대를 판매하며 수입차 시장 1위가 유력한 BMW는 국내 시장에서 총 11개 차종을 팔고 있다. 수입차 브랜드 중 가장 다양한 라인업이다. 국내 완성차업체인 한국GM(8종) 쌍용자동차(7종) 르노삼성자동차(4종)보다 종류가 많다. 현대자동차는 14종, 기아자동차는 13종(이상 트럭 버스 등 상용차 및 하이브리드 등 파생모델 제외)을 판매하고 있다.

BMW는 주력 차종인 3시리즈와 5시리즈 등 세단 외에도 스포츠카인 Z4나 크로스오버형에 가까운 중형차 GT 등 다양한 차종을 내놓고 있다.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은 4개나 된다. BMW코리아 김효준 사장은 “다양한 국내 소비계층에 선택의 폭을 넓혀 주기 위해 수익성을 떠나 가급적 다양한 차종을 선보이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

라인업을 다양화한 곳은 비단 BMW뿐만이 아니다. 메르세데스벤츠(10종), 아우디(9종)도 다양한 라인업을 통해 판매량을 늘려가고 있다. 여기에 올해 들어 도요타의 ‘코롤라’, 닛산의 ‘큐브’ 등 2000만 원대 수입차까지 속속 시장에 선을 보이면서 수입차의 가격대도 넓어졌다. 2000만 원대라는 가격은 국산차 모델들과 비교해 봐도 크게 비싼 축에 들지 않는다. 한 수입차 브랜드 관계자는 “가격대가 넓어졌다는 것은 다양한 소비자 계층을 흡수할 수 있다는 뜻”이라며 “수입차 마케팅도 과거에는 부유층을 중심으로 이뤄졌지만 최근 들어서는 젊은층, 30대 전문직, 60대 이상 등으로 세분해 마케팅을 벌이는 추세가 뚜렷하다”고 말했다.

○ 라인업 부족 한국GM 르노삼성 쌍용차 해법은

문제는 현대·기아자동차를 제외한 국산차 업체들이 이런 수입차 브랜드들의 라인업 확대 공세에 대응할 만한 뚜렷한 카드가 없다는 점이다. 올해 한국GM이 8종의 신차를 연달아 선보이며 ‘신차 공세’를 펼쳤지만, 이는 ‘쉐보레’ 브랜드를 도입한 첫해라는 점에서 이례적인 일이었다. 현 상황으로는 국산차 업체들이 내년에도 뚜렷한 신차를 선보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르노삼성은 아예 내년 신차 출시 계획이 없다. 올해 SUV인 ‘QM5’와 준대형세단 ‘SM7’ 등 2종의 신차를 선보인 르노삼성은 내년에는 신차 없이 ‘SM3’와 ‘SM5’의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 모델만 내놓을 계획이다. 쌍용차는 ‘액티언 스포츠’ 후속 모델로 신차 1종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나마 올해 가장 공격적인 신차 출시를 펼쳤던 한국GM이 ‘아베오’를 기반으로 한 소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과 ‘크루즈’의 왜건 모델, 스포츠카 ‘콜벳’ 등을 선보이며 라인업 확대를 꾀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 같은 국산차 업체와 수입차의 라인업 격차는 신차 개발에 드는 막대한 비용을 감안하면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측면이 있다. 한 국산차 업체 관계자는 “전 세계 시장을 무대로 하는 대형 수입차 브랜드는 신차 개발에 쓰는 비용도 국산차 업체보다 압도적으로 많다”며 “자체 비용으로 신차를 개발하는 국산차 업체와, 단순히 개발된 차를 들여와 판매하기만 하는 수입차 브랜드를 동일선상에 놓고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수입차 판매량이 늘어나는 가장 큰 원인으로 ‘다양한 선택의 폭’이 꼽히는 것은 국산차 업체가 한번쯤 되짚어봐야 할 대목이다. 수입차협회 관계자는 “수입차 브랜드들은 해치백, 왜건, 스포츠카 등 다양한 형태의 모델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 많은 소비자들이 매력을 느끼고 있다”며 “이에 따라 세단과 SUV라는 두 개의 흐름에 매달리는 경향이 강한 국산차 업체들도 라인업을 다양화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진석 기자 gene@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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