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이 최근 ‘유동성 위기로 워크아웃에 들어갈 예정’이라는 증권가 풍문에 따른 시장의 불안을 잠재우기 위해 조기 유동성 확보에 나서기로 했다.
대한전선은 앞으로 유상증자나 회사채 발행 등을 통해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할 때 하나대투증권이 대표주간사 회사로 나서 최소한 총액의 30%를 인수하기로 결정했다고 20일 밝혔다. 하나대투는 대한전선의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의 계열사이다.
이에 앞서 한국기업평가는 14일 대한전선의 신용등급을 기존의 ‘BBB+(부정적)’에서 ‘BBB(부정적)’로 한 단계 낮췄다. 이어 16일에는 대한전선이 워크아웃에 들어갈 것이라는 루머가 퍼지면서 대한전선의 주가가 한 시간 만에 하한가 수준으로 급락했다.
대한전선은 즉시 ‘워크아웃설은 사실무근’이라고 공시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시장의 불안이 사라지지 않자 이날 더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선 것이다. 대한전선은 “최근 주식시장의 악성 풍문에 따른 주가 하락이 공매도를 통해 차익을 보려는 의도를 가진 세력에 의한 것일 수 있다”며 “투자자의 피해를 막기 위해 소문의 진원지를 추적해 법적인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대한전선 측은 채권단과 자율적으로 맺은 재무개선 약정을 지금까지 착실하게 이행해왔으며 재무건전성이 좋아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19일 만기가 돌아온 회사채 750억 원을 전액 상환했으며 다음 주에는 노벨리스 매각 대금 1200억 원이 들어오기 때문에 유동성에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1955년에 설립된 대한전선은 한때 국내 1위 전기업체이자 국내 5대 기업으로 꼽히던 기업이다. 2000년대 들어서는 무주리조트와 쌍방울 등을 인수하면서 사업범위를 넓혔다. 2007년에는 하나로텔레콤 인수를 검토하고 세계 최대 전선기업인 이탈리아의 프리즈미안 지분도 매입하는 등 승승장구했다.
하지만 2008년 하반기 글로벌 금융위기로 무리한 인수에 따른 차입금 부담이 커지며 위기를 맞았다. 아울러 사업을 확대해온 건설 부동산 시장이 위축돼 2009년 5월 결국 주채권은행과 재무약정을 맺기에 이르렀다.
이후 대한전선은 유상증자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발행해 자금을 마련하고 비주력 계열사를 대폭 정리하면서 차입금을 줄여왔다. 아울러 본업에 집중해 고수익 제품인 초고압전력케이블과 광통신케이블 제품의 비율을 높이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본업인 전선산업은 꾸준히 매출과 이익이 나오고 있으며 최근 노벨리스코리아 지분을 매각하고 시흥공장 용지를 매각하는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데 이어 조만간 선운레이크CC, 남부터미널 등 추가로 자산을 매각하기 때문에 재무건전성에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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