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하철에서 아이패드 같은 스마트용 기기로 신문이나 책을 읽은 뒤 화면을 접어 뒷주머니에 넣고, 자동차에서 휴식을 취하며 앞면 유리에서 블록버스터 영화를 볼 날이 가까워지고 있다. 이런 꿈같은 일을 가능하게 해주는 소재인 그래핀이 한국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주목받으면서 상용화 가능성이 점차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 반도체 산업의 신화를 일군 황창규 지식경제부 연구개발(R&D)전략기획단장(사진)은 20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2011 그래핀 워크숍’을 열고 “반도체가 한국 경제를 이끌고 있다면 미래에는 그래핀이 한국 산업계를 이끌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는 그래핀의 존재를 실험으로 입증하면서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 후보로까지 거론된 서울대 물리학과 출신의 김필립 미국 컬럼비아대 교수도 참여해 한국의 그래핀 기술 상용화 가능성을 높게 평가했다.
그래핀은 흑연, 다이아몬드 등과 마찬가지로 탄소로 이뤄진 물질이지만 두께가 0.2nm(나노미터·1nm는 10억분의 1m)에 불과해 사실상 ‘얇은 종이’와 같은 느낌을 주는 소재다. 하지만 구리보다 1000배 많은 전류를 실리콘보다 150배 이상 빠르게 전달할 수 있는 데다 강철보다 100배 이상 강한 성질을 가져 물리학자들과 산업계에서는 ‘꿈의 소재’로 불린다.
지경부 측은 “한국은 그래핀이 응용될 수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2차전지, 자동차 분야에서 이미 세계적인 기술을 보유한 데다 관련 산업계가 그래핀의 상용화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어 한국의 미래 먹을거리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이미 그래핀 핵심 특허를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이 보유했으며 관련 논문 역시 중국, 미국, 유럽연합(EU)에 이어 세계 4위 규모로 내놓고 있다.
전문가들은 그래핀 시장의 규모가 2015년 300억 달러(약 35조1000억 원), 2020년 900억 달러, 2030년 6000억 달러로 급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지식경제부 R&D전략기획단은 이날 “2025년까지 그래핀 핵심 상용화 기술 60개, 세계 1등 제품 20개를 개발해 이 분야에서 63조 원의 매출을 올리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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