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호 최종 발사 일정이 내년 10월로 정해졌다. 2009년과 2010년에 이어 세 번째이자 마지막 발사다. 3차마저 실패하면 더 이상의 발사는 없다.
최종배 교육과학기술부 전략기술개발관은 20일 “나로호를 제작한 한국항공우주연구원과 러시아 흐루니체프사가 이달 14∼16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회의를 열고 내년 10월 나로호 3차 발사를 진행하는 데 최종 합의했다”고 밝혔다.
10월 안에 발사하되 구체적인 날짜는 정해지지 않았다. 준비 상황이나 기상 여건 등이 유동적이어서 발사가 임박해서야 발사일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발사 시간은 오후 3시 30분∼4시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나로호 발사 시간은 계절에 따라 정해지는데 이를 ‘하늘 문이 열리는 시간(발사 윈도·Launch Window)’이라고 부른다. 10월에는 이 시간대에 쏘아야 나로호 2단에 실린 위성이 궤도에 진입한 뒤 에너지원인 태양을 정면으로 바라볼 수 있어 효과적이다.
3차 발사에 사용될 나로호는 설계가 일부 바뀐다. 궤도를 벗어나는 등 비상시 나로호를 폭파시키는 역할을 담당하는 비행종단시스템(FTS)에 들어가는 화약이 제거되고 기폭장치도 고전압에서 저전압으로 교체된다. 페어링(위성 보호덮개) 분리에 사용되는 고전압 장치도 저전압 장치로 대체된다. 조광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나로호발사추진단장은 “발사 성공률을 높이기 위해 러시아와 협의하여 내린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나로호에 실릴 위성도 다소 바뀌었다. 1, 2차 발사 때 사용한 ‘과학기술위성 2호’는 ‘나로과학위성’이라는 이름으로 새롭게 제작 중이다. 나로과학위성은 내년 1월 완성된다. 교과부는 위성의 이름만 바뀌었을 뿐 기능은 거의 동일하다고 설명했다. 교과부는 내년 3월 나로호 3차 발사 준비를 본격적으로 시작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나로호는 2009년 8월 처음 발사됐으나 이륙 216초 뒤 페어링 한쪽이 분리되지 않아 결국 실패로 끝났으며 2010년 6월 2차 발사에서는 이륙 137초 만에 공중에서 폭발했다. 10월 한-러 공동조사단은 나로호 2차 실패의 책임이 한국과 러시아 양쪽에 모두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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