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경제계에선]2011년 결산, 구두닦이 주식부자서 삼성-LG 싸움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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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12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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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1건 뒷얘기 ‘화제’

경제 각 분야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뒷이야기를 전하는 ‘지금 경제계에선’은 언제나 독자들 사이에 화제가 됐다. 차마 기업명이나 이름을 밝히고 말하지 못한 속내를 대신 전하기도 했고, 기업과 정부의 잘못된 행보에 대해서는 따끔한 질책도 아끼지 않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동아일보 기자들이 넓고 깊은 인맥과 취재력을 통해 쓴 ‘지금 경제계에선’에 보도된 내용을 이른바 ‘정보지’에서 고스란히 가져다 쓰는 경우가 허다했다”며 “재미있는 뒷이야기에는 웃음이 나왔고, 가려운 곳을 긁어줄 때는 시원하다고 느꼈다”고 평했다. 올해 ‘지금 경제계에선’에 소개된 231건의 이야기를 통해 2011년 경제계를 되돌아봤다.

○‘경쟁은 발전을 낳는다’

기업 관련 내용 중 가장 많은 것은 역시 ‘경쟁’과 관련된 내용이었고, 대표적인 기업은 전자업계의 라이벌인 삼성전자와 LG전자였다. 2월 벌어진 두 회사의 3차원(3D) TV 패널 신경전은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의 감정싸움으로 번지기도 했다(2월 26일). 1월에는 삼성전자가 LG전자보다 하루 앞서 에어컨 신제품을 발표했고, 2월에는 LG전자가 삼성전자보다 하루 앞서 TV 신제품을 발표해 복수(?)에 성공하기도 했다(2월 12일).

삼성전자는 애플과 전 세계적으로 특허 경쟁을 벌였고, 삼성전자 디자이너들은 애플 아이패드의 외관이 범용적인 디자인임을 증명하기 위해 유튜브와 영화 장면까지 샅샅이 뒤지기도 했다(8월 25일). 유통업계에서는 홈플러스와 롯데마트가 ‘통큰’ 브랜드를 놓고 무단 도용 논쟁을 벌였다(3월 26일).

라이벌 기업들이 항상 신경전만을 벌인 것은 아니었다. 통신업계의 양대 축인 SK텔레콤과 KT는 만우절을 맞아 두 회사의 트위터 프로필 사진을 서로 바꾸는 깜짝쇼를 펼쳐 트위터 이용자들로부터 ‘신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4월 2일).

○2011년, 물가 전쟁의 해


정부의 물가 잡기 정책에 대놓고 반기를 들지 못한 기업들은 ‘지금 경제계에선’을 통해 편치 않은 속내를 드러내기도 했다. 기름값 압박으로 홍역을 치른 정유업계의 한 관계자는 자신들의 처지를 “공부는 엄청 잘하는데 미움 받는 아들 같다”고 절묘하게 표현했다(7월 21일). 통신업계 역시 “국민들이 가장 체감할 수 있는 것은 통신요금 인하”라며 좌불안석의 속내를 털어놨다(2월 12일).

물가 전쟁의 불똥은 aT(농수산물유통공사)까지 튀어 aT는 이례적으로 두부, 커피믹스 등 식품 가격을 조사한 보도자료를 거의 매일 내놨다(1월 15일). 한편 서규용 농림수산식품부 장관은 기자들에게 “오른 품목만 기사 쓰지 말고 (가격이) 내린 품목도 써 달라”고 부탁했다(9월 15일).

○화제의 인물들

다른 기사에서 접하기 힘든 최고경영자(CEO)나 정부 고위급 인사들의 발언 및 행동은 큰 관심을 모았다. 신년기자간담회에서 본인의 휴대전화 번호가 담긴 명함을 기자들에게 주며 “궁금한 점이 있으면 언제든 성심성의껏 답변해 드리겠다”고 한 조준희 기업은행장(1월 29일)은 은행권에서 큰 화제가 됐다. 또 10월 이명박 대통령의 미국 방문에 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만이 동행한 사실을 두고 은행권에서는 “은행권 ‘4대 천왕’ 중 최측근이 누구냐”는 말이 나오기도 했다(10월 20일).

올해 잇따른 돌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에 대해 대기업 관계자들은 “회의에 가보니 전경련이 왜 욕을 먹는지 알겠다”며 답답한 속내를 드러냈다(9월 15일). 11월 방한한 세계적인 호텔체인 ‘힐턴’가의 상속녀인 니키 힐턴이 힐턴호텔이 아닌 롯데호텔에 숙박했다는 사실(11월 10일)도 큰 관심을 모았다. 또 올해 4월 서울 서초구 삼성본관에 처음 출근한 이건희 회장의 불규칙한 출근에 삼성 관계자들이 촉각을 곤두세우기도 했다(7월 14일). 무역협회(회장 사공일) 관계자들은 신정아 씨가 출간한 책 제목이 ‘4001’인 것을 두고 “401(사공일)이 아니어서 다행이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3월 26일).

유명인만 관심을 모은 것은 아니었다. 여의도 증권사를 드나드는 구두닦이가 알고 보니 수억 원의 자금을 운영하고 있었다는 내용(4월 16일)은 여의도 증권가뿐 아니라 일반 직장인들 사이에서도 큰 화제가 됐다.

정리=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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