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 빛낸 기업]上品윤활유로 연매출 59조 목표 가뿐히 넘어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국내 최대의 에너지기업인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눈에 띄는 실적개선을 이룬 회사 중 하나다. 3분기까지 매출 51조4400억 원, 수출 28조4360억 원을 달성해 사상 최대 매출 및 수출실적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같은 기간 회사 자산규모도 29조4000억 원에서 34조1000억 원으로 16%나 늘었다. 그 덕분에 올해 초 잡은 연간 매출 59조 원, 영업이익 2조 원은 이미 넘어선 상태다.

SK이노베이션의 눈부신 선전에는 윤활유 및 윤활유의 재료인 윤활기유를 생산하는 자회사 SK루브리컨츠가 큰 기여를 하고 있다. SK루브리컨츠는 3분기까지 1조9784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 가운데 74%가량을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수출시장에서 올렸다.


윤활유는 기유와 첨가제로 구성되는데 이 중 기유는 윤활유의 80%를 차지하는 원료로, 윤활유 품질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윤활기유는 미국석유협회 점도지수 등의 기준에 따라 그룹 1부터 그룹 5까지 다섯 단계로 나뉜다. 이 중 기유 시장 전체의 7%에 해당하는 고급 기유인 그룹 3에서 SK루브리컨츠는 글로벌 시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그룹 3 기유는 품질 고급화, 고성능화에 따라 매년 15% 이상 성장하는 ‘황금어장’이다.

SK루브리컨츠가 윤활기유 시장을 휩쓸고 있는 것은 일찌감치 글로벌 생산네트워크를 갖춰 시장변화에 적절하게 대응한 덕분이다. 이 회사는 2008년 7월 인도네시아의 페르타미나 제2정유공장에 하루 생산량 7500배럴 규모의 윤활기유 공장을 세운 바 있다. 또 최근에는 스페인 렙솔사와 함께 스페인 동남부 해안의 카르타헤나 지방에 하루 생산량 1만3300배럴 규모의 그룹 3 윤활기유 공장을 추가로 짓기로 했다. 스페인 공장이 완공되면 SK루브리컨츠의 미국, 유럽시장 점유율은 한 단계 도약할 것으로 전망된다.

SK루브리컨츠는 윤활유 완제품 지크(ZIC) 브랜드로도 국내는 물론이고 해외에서도 큰 호응을 얻고 있다. 이 회사의 ‘지크 A+(플러스)’는 러시아 최고 권위의 자동차 전문 잡지 자룰롬지와 상트페테르부르크대가 지난해 말 공동 조사한 러시아 수입윤활유 제품평가에서 1위로 선정됐다. 이 테스트는 실제 오일 교환주기인 1만 km 주행을 마친 상태에서 연비 향상효과, 출력, 환경친화성, 저온 시동성, 내마모성 등 5가지 항목을 측정하는 매우 까다로운 시험이다. ‘동토(凍土)의 왕국’ 러시아에서 치러진 이 시험에서 지크 A플러스는 5점 만점에 4.78점이라는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았다.

지난해 4월에는 최대 수출시장인 중국 톈진(天津)에 연간 8만 t 규모의 윤활유 완제품 공장을 지은 것도 이 같은 호평을 수출 증대로 이어가기 위한 투자다. 지금까지는 현지 임가공 공장에서 제품을 배합해 윤활유 완제품을 만들었지만 공장 완공으로 현지 생산, 유동, 판매의 전 과정을 직접 할 수 있게 돼 품질 및 수급관리 수준을 높일 수 있게 됐다.

전성철 기자 daw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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