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채용, 30대기업 늘고… 500대기업 줄고

  • 동아일보
  • 입력 2011년 12월 26일 03시 00분


■ 상의 조사 ‘일자리 기상도’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로 500대 기업의 내년 대학 졸업자 신규 채용이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30대 기업은 올해보다 채용을 늘려 일자리 창출을 견인할 것으로 기대된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취업포털 인크루트와 함께 매출액 상위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2012년 500대 기업 일자리 기상도’를 조사해 25일 발표했다. 조사에 응한 325개 사 가운데 229곳(70.5%)은 ‘채용 계획이 있다’고 답했고, 33곳(10.1%)은 ‘채용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아직 채용 여부를 정하지 못한 기업은 63곳(19.4%)이었다.

채용 계획을 확정한 262개 기업을 기준으로 보면 내년도 채용 예정 인원은 총 2만8412명으로, 올해 이들 기업이 실제 채용한 인원인 2만8777명보다 1.3%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1개 기업당 평균 채용 인원으로 환산하면 올해 109.8명이던 것이 내년에는 108.4명으로 줄어든다는 계산이다. 500대 기업의 신규 채용이 줄어드는 이유는 경제는 성장해도 일자리는 늘어나지 않는 ‘고용 없는 성장’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세계경기 악화, 내수 위축, 수출 증가율 둔화 등 고용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기 때문이다.

불행 중 다행인 것은 30대 기업의 채용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30대 기업 가운데 채용 계획을 확정한 15개 기업의 내년 채용 예정 인원은 1만125명으로, 올해 실제 채용 인원인 9799명보다 3.3% 늘어날 것으로 조사됐다. 기업당 평균 채용 인원도 올해 653.3명보다 21.7명 늘어난 675.0명으로 추산된다. 500대 기업 가운데 30대 기업이 떠맡는 신규 채용 비중이 35.6%에 이르는 셈이다. 내년 1월 말 채용 계획을 확정할 예정인 삼성그룹 관계자는 “올해 사상 최대규모의 신규 채용을 했기 때문에 내년에 채용 인원을 대대적으로 늘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연구개발(R&D) 인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인 채용 기조는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채용 희비는 업종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인다. 올해 900명을 채용했던 자동차·부품 분야의 내년 채용 예정 인원은 777명으로 13.7%가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 섬유·제지(―29.3%), 유통·물류(―8.8%), 제약(―5.9%) 분야도 올해보다 채용이 위축될 것으로 보인다. 채용이 올해보다 조금이라도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 업종은 전기·전자(3.6%), 석유·화학(1.1%), 식음료(0.6%) 등에 그쳤다.

이 같은 조사결과에 대해 올해 대기업의 채용규모가 사상 최대였기 때문에 내년도 채용은 전년 대비 ‘상대적으로’ 감소하는 것일 뿐 ‘절대적인’ 규모는 결코 작은 것이 아니라는 분석도 있다.

박종남 대한상의 상무는 “내년에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요소들이 많지만 이번 조사에서 대기업들의 채용 규모는 올해와 비슷해 채용시장이 크게 위축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며 “매출 상위권 기업들이 계획보다 채용규모를 늘린다면 고용 시장이 살아날 가능성도 있다”고 진단했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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