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11년 국내 자동차 시장은 격변의 한 해였다. 다사다난 했던 올 한 해 국내 자동차 시장을 동아일보 자동차팀이 선정한 10개의 키워드로 되돌아봤다. 》 ① 글로벌 톱 5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은 세계 5위권 자동차 회사로 거듭났다. 상반기(1∼6월) 사상 최대인 319만 대를 판매한 현대차그룹은 GM(454만 대), 폴크스바겐(410만 대), 르노닛산(358만 대)에 이어 4위를 차지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올 한 해 전체 판매 순위에서도 현대차그룹은 650만 대를 판매해 5위에 오를 것으로 예측했다. ② 수입차 10만 대 시대
수입차 시장의 성장은 거침이 없었다. 2000만∼3000만 원대 모델이 추가되고 각 회사의 다양한 마케팅과 프로모션으로 올해 11월까지 수입차 판매량은 9만7158대를 기록해 연말까지 10만 대 돌파가 확실시된다. ③ 지진과 홍수 日·泰 천재지변에 글로벌 부품 공급 빨간불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천재지변은 국내 자동차 시장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3월 발생한 동일본 대지진으로 도요타, 혼다, 닛산 등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은 국내 물량 수급에 어려움을 겪었고 이 여파는 올해 내내 이어졌다. 7월부터 시작된 태국 홍수는 엎친 데 덮친 격이었다. ‘아시아의 디트로이트’라 불릴 정도로 자동차 업체들이 대거 모여 있는 태국에서의 홍수로 일본 자동차 브랜드들의 생산 능력은 물론이고 수익성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국내 자동차 업체 역시 글로벌 부품 공급망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르노삼성자동차, 한국GM 등은 상당 기간 조업을 중단해야만 했다. ④ 할인 경쟁 수입차 ‘통큰할인’에 현대차 ‘정가판매’ 맞불
올 한 해 수입차 시장은 각종 할인이 난무했다. 가장 통 크게 할인을 시작한 곳은 한국토요타자동차였다. 한국토요타는 가을부터 모델별로 최고 3000만 원까지 가격을 내렸다. 한국토요타의 가격 할인이 고육지책이었다면, 유럽 브랜드들은 판매 확대를 위해 할인 경쟁을 벌였다. 올해 수입차 판매량 1위를 기록한 BMW는 다양한 프로모션을 벌였고, ‘3 시리즈’는 최대 1000만 원까지 차 값을 내렸다. 2위 메르세데스벤츠는 36개월 무이자 할부로 맞불을 놨다. 반면 국내 자동차 시장 점유율 1위(약 80%)인 현대자동차그룹은 ‘정가 판매’라는 정반대의 전략을 들고 나왔다. ⑤ 다운사이징 고유가 대응 배기량 줄이고 성능-연비 향상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도 ‘다운사이징’의 바람이 거셌다. 엔진 배기량은 줄이되 성능과 연료소비효율은 향상시키는 다운사이징은 올해 세계 자동차 시장의 트렌드 중 하나였다. 현대차는 ‘쏘나타’에 터보 GDi 엔진을 탑재한 ‘2.0 터보 GDi’ 모델을 7월 선보였다. 기존 2.4 모델보다 최고출력은 35%, 최대토크는 46%가 향상된 2.0 터보 모델 출시와 함께 현대차는 2.4 모델을 단종했다. ‘i40’ 역시 중형급의 차체와 성능을 가지고 있지만 배기량은 1700cc다. 폴크스바겐은 신형 ‘투아렉’을 선보이며 엔진 배기량을 4910cc에서 4134cc로 낮췄다. 대형 세단과 맞먹는 크기를 자랑하는 푸조 ‘508 악티브 e-HDi’는 1600cc 디젤 엔진을 얹었다. ⑥ 박스카 한국닛산 ‘큐브’ 돌풍… 기아차 ‘레이’ 추격전
‘박스카’는 8월부터 국내 도로 곳곳에서도 눈에 띄기 시작했다. 그 선두에는 한국닛산의 ‘큐브’가 자리 잡고 있었다. 8월 선보인 큐브는 상대적으로 짧은 판매 기간에도 11월까지 1915대가 팔려 누적 판매량 9위에 이름을 올렸다. 11월 월별 판매량은 1위를 꿰찼다. 독특한 디자인에 낮은 가격(2190만∼2490만 원)도 판매 호조에 한몫했다. 국산 완성차 가운데서는 ‘쏘울’로 박스카 시대를 연 기아차가 12월 ‘레이’를 통해 맞대응에 나섰다. ⑦ 디젤과 하이브리드 전기車시대 앞두고 디젤-하이브리드 각축
올해는 전기자동차의 ‘징검다리’ 역할을 두고 클린디젤(청정경유)과 하이브리드 카의 경쟁 구도가 두드러진 한 해였다. 국내에서는 현대차와 기아차가 각각 ‘쏘나타’와 ‘K5’의 하이브리드 모델을 선보였고, 한국GM은 ‘알페온 e-어시스트’를 출시했다. 하이브리드의 원조 격인 일본 브랜드들은 ‘CT200h’(한국토요타), ‘인사이트’ ‘CR-Z’(이상 혼다)를 연달아 선보였다. 디젤 차량이 활발히 출시된 것도 올해 국내 자동차 시장의 특징이다. ⑧ 왜건과 해치백 해치백 ‘주류모델’ 등극… 왜건은 판매부진
해치백(뒷좌석과 트렁크가 합쳐진 형태)은 자리를 잡았지만, 왜건(지붕이 트렁크 끝까지 이어지는 형태)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대차는 중형급 왜건 ‘i40’을 야심 차게 선보였지만 성적은 좋지 못했다. 9월 출시 이후 11월까지 952대가 팔리는 데 그쳤다. 반면 그동안 찬밥 대접을 받았던 해치백은 올해 완전히 ‘주류 모델’에 이름을 올렸다. 현대차의 ‘i30’, 기아차 ‘프라이드 5도어’, 한국GM ‘크루즈 5’ 등 다양한 해치백 모델이 도로를 누볐다. ⑨ 자유무역협정(FTA) 내년 한미 FTA 발효땐 현대차 최대 수혜
올 한 해 우리 사회의 핫이슈였던 FTA는 자동차 시장에서도 뜨거운 관심사였다. 한-유럽연합(EU) FTA로 유럽 수출 물량에 대해 가격 경쟁력을 가지게 된 현대차그룹은 내년에 한미 FTA까지 발효된다면 FTA의 가장 큰 수혜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국내 부품업체들 역시 한미 FTA 발효에 맞춰 수출 확대를 위한 준비에 착수했다. ⑩ 합종연횡 도요타-BMW ‘차세대’… GM-LG ‘전기차’ 제휴
올해 자동차 업계에서는 합종연횡의 바람이 거세게 불었다. 도요타는 8월 미국 포드와 픽업 트럭 및 하이브리드 차 개발을 위해 손을 잡은 데 이어 12월에는 BMW와도 제휴를 맺었다. 이에 따라 도요타와 BMW는 차세대 자동차 및 디젤엔진 분야의 협력을 시작한다. 비(非)자동차 업계와의 제휴도 있었다. 8월 GM은 LG와 손잡고 전기자동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고 밝혔다. LG그룹의 주력 회사인 LG화학은 2차전지 분야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갖고 있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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