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는 한때 스마트폰의 절대 강자였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즐겨 쓴다고 해서 ‘오바마폰’으로 불렸고 전 세계 비즈니스맨들 사이에서는 일종의 ‘로망’이었다.
하지만 애플 아이폰과 삼성전자 갤럭시S 등에 밀리면서 지난 2년간에 걸쳐 블랙베리는 속절없이 무너졌다. 2009년 세계시장 점유율 19.7%로 노키아에 이어 2위를 차지했던 블랙베리는 올 3분기 점유율이 9.8%로 반 토막이 났다.
RIM에서 한국 및 일본 총괄을 맡은 놈 로 사장(사진)은 21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폰 이후 치열해진 스마트폰 시장 경쟁과 터치스크린 위주로 소비자의 욕구가 바뀌는 현실에 빠르게 적응 못했다”며 전략의 실수를 일부 인정했다.
하지만 로 사장은 “블랙베리가 실패”라는 지적에는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북미에서는 블랙베리가 부진하지만 동남아, 중동, 유럽 등에서는 여전히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며 “올 들어서도 세계 판매량이 지난해보다 35% 늘었다”고 말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블랙베리가 스마트폰 1위를 지키고 있다.
RIM은 2012년을 재도약의 해로 보고 있다. 새 운영체제(OS) ‘블랙베리10’이 핵심 병기다. 로 사장은 “블랙베리10은 현존하는 스마트폰 및 태블릿PC OS의 장점을 모은 강력한 OS”라고 강조했다. 언제 어디서나 적용되는 강력한 호환성이 특징이다. 최근 주목받는 인터넷 언어인 HTML5를 비롯해 기존의 C++ 및 안드로이드 기반의 소프트웨어들을 곧바로 적용할 수 있다. 애플이나 안드로이드에 비해 부족하다고 지적됐던 ‘앱 생태계’를 빠르게 강화시킬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최근 정보기술(IT) 조사기관 IDC는 2012년 RIM의 OS가 올해보다 60.1%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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