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도시형 생활주택은 주거환경이 불편하다는 오해를 사기 쉽습니다. 이를 해소할 방법이 있을까요?
A. 대체로 원룸형 도시형 생활주택에서 비롯된 오해입니다. 빼곡하게 방 한 칸짜리 집만 채워져 있다면 불편함은 불가피합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공용공간을 최대한 활용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공동주방이나 거실, 세탁실 등 공용공간을 넓게 배치하고, 푸드코트 형태의 식당과 입주민 사교공간을 마련하는 식입니다.
소형 임대주택의 천국이라 할 수 있는 일본에서는 최근 ‘셰어하우스’의 인기가 뜨겁습니다. 프라이버시가 필요한 곳을 제외한 나머지 공간을 여러 사람과 공유하도록 만든 집입니다. 형태도 게스트하우스, 하숙형 하우스, 룸셰어 등으로 다양합니다. 또 특수 수요층을 겨냥해 인테리어와 평면설계를 특화한 주택도 등장했습니다. 예컨대 애완동물을 키우고 싶어 하는 수요자들을 위한 펫하우스, 악기 연습실을 따로 갖춘 뮤지션하우스, 오토바이를 취미로 하는 사람들을 위한 바이커스 맨션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처럼 도시형 생활주택에 특정한 주제를 반영해 공급하면 입주민의 유대감을 키워줄 수 있고, 공실률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됩니다. 또 기존의 1.5∼2배로 임대료를 높일 수 있어 더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임대 수익에도 도움을 줄 수 있습니다.
국내에서도 이런 셰어하우스를 볼 수 있습니다. 지난해 10월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에 문을 연 ‘마이바움(MAIBAUM) 연희’가 그 주인공입니다. 일본 건물리모델링 전문업체인 ‘리비타’사가 도쿄 일대에 지은 후 운영하는 셰어하우스들을 벤치마킹해 설계한 이 집은 고시원으로 허가가 났지만 대학생과 젊은 직장인을 겨냥한 셰어하우스입니다. 개인공간은 공부방과 침실의 역할을 맡고 공용공간에 주방과 거실을 배치했습니다. 리비타의 셰어하우스들은 침실만 개인공간으로 분리한 반면 욕실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한국민의 특성을 고려해 욕실을 개인공간으로 둔 점이 눈길을 끕니다. 카페테리아가 있는 공용공간에서는 입주민이 직접 요리해 먹을 수 있는 공간이 있어 식사를 할 수도 있고, 입주민끼리 모여 대화를 나눌 수도 있습니다. 또 외부 방문객이 찾아오면 접대용 공간으로도 사용할 수 있습니다.
도시형 생활주택 전문업체 ‘수목건축’의 서용식 대표는 “살림을 하기엔 영 옹색하고 혼자 누워있노라면 가슴이 답답해지는 게 국내에 짓는 초소형 원룸, 도시형 생활주택의 대체적인 현실”이라며 “이제부터 국내에서도 도시형 생활주택이 순수한 주거 기능뿐만 아니라 그 안에서 살아가는 거주자들을 위한 운영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다음 회에는 비어 있는 사무실, 상가 등을 도시형 생활주택으로 리모델링해 임대수익을 극대화하는 방안에 대해 소개합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