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볼리비아의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일본은 발전소와 학교를 지어주고, 중국은 무기를 제공하고 통신위성을 무료로 사용할 수 있게 했습니다. 이런 지원이 힘든 우리로서는 이들의 마음을 얻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지난해 12월 5일 코로코로 광산 현장사무소에서 김신종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61)은 지역민과의 접촉이 중요하다는 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그가 볼리비아를 방문한 것은 벌써 열 번째. 하지만 그는 “해발 4100m인 이 고지대에는 영 적응이 안 된다”며 명치끝을 연신 쓸어내렸다.
김 사장은 바로 전날 아프리카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프런티어레어어스사의 희토류 프로젝트 지분을 최대 30% 인수하기로 한 양해각서를 체결하고, 이날 코로코로 자치구와 광물자원공사의 자매결연 행사를 위해 곧바로 볼리비아로 날아왔다.
예순이 넘은 나이에도 1년의 반 이상을 해외에서 보내는 김 사장의 체력에 공사 직원들은 혀를 내두른다. 하지만 그도 시차 적응이 안 돼 수면 클리닉을 다니는가 하면 현지 음식에 물려 출장 때마다 컵라면을 박스째 챙긴다. 막강한 재력으로 세계의 자원을 싹쓸이하고 있는 중국에 맞서려면 역시 기술과 ‘안면 영업’밖에 없다는 지론에서다.
김 사장은 현재 사실상 폐광 상태인 코로코로 구리광산에서 한국과 볼리비아 기업이 합작해 향후 최대 60만 t 정도(현재시가 기준 약 45억 달러어치)를 추가 채굴할 수 있는 것은 한국의 기술력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버려진 광산이라도 갈수록 자원이 귀해지면 다시 노다지가 될 수 있습니다. 이를 누가 차지하느냐는 ‘흙 속의 진주’를 정교하게 추출할 수 있는 앞선 기술을 얼마나 확보하고 있는가에 달려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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