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의 낸드플래시 메모리 중국 공장 설립을 최종 승인했다. 메모리반도체 세계 1위인 삼성전자는 세계 최대시장으로 떠오른 중국에서 최첨단 낸드플래시 메모리를 현지 생산해 시장 주도권을 더욱 키울 계획이다.
지식경제부는 삼성전자가 지난해 12월에 제출한 ‘10나노급 낸드플래시 국가핵심기술 수출신고’를 검토해 최종 수리했다고 4일 밝혔다. 지경부는 전기전자 분야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를 두 차례 열어 이같이 결정했다. ‘산업기술의 유출방지 및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국가가 지정한 50여 개 핵심 기술은 해외 수출 시 정부에 신고 또는 승인절차를 거쳐야 한다. 낸드플래시는 휴대전화 및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들어가는 메모리 반도체이다.
삼성전자의 총투자금액은 5조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올 상반기 중 공장 터를 선정해 착공하고 2013년 하반기에는 낸드플래시 양산에 들어갈 예정이다. 생산규모는 12인치 웨이퍼 10만 장 규모로 삼성전자가 가동 중인 총 16개 반도체 생산라인 중 중간규모 수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40나노급 낸드플래시를 양산하고 있으며 올해 중 10나노급을 양산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중국공장의 주력 제품도 10나노급이 될 것으로 보인다.
지경부는 삼성전자가 중국에 공장을 설립하면 국가핵심기술의 불법유출 방지를 위해 운영 실태를 지속적으로 점검할 예정이다. 지경부 및 국가정보원에서 1년에 1회 정도 현지 점검을 하고 문제점이 발견되면 이를 개선하도록 권고할 방침이다. 또한 이번 승인 과정에서 산업기술보호 전문위원회는 삼성전자에 중국 투자 때 국산장비 활용 비율을 현재 수준 이상으로 유지하고 국내 반도체 생산 투자도 지속적으로 높일 것을 요청했으며 삼성전자도 이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세계 2대 경제대국인 중국은 정보기술(IT)의 생산뿐 아니라 최대 소비처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TV, 스마트폰 세트 생산시설뿐 아니라 반도체 부문 최대 고객사인 애플의 생산 기반도 중국에 자리 잡고 있다. IT 시장조사기관인 가트너에 따르면 낸드플래시 메모리 세계 시장 규모가 2015년에는 35억4000만 달러(약 4조 원)에 이를 것으로 보이며 중국의 비중은 현재 50% 수준에서 계속 커지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중국 공장 설립으로 고객사 및 시장의 요구에 더욱 빠르게 대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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