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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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6일 03시 00분


“시장 불안정할땐 ETF만한 투자처 없어”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주가지수가 떨어지거나 등락을 반복할 때 ETF 수익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주가지수가 떨어지거나 등락을 반복할 때 ETF 수익률이 다른 상품에 비해 높다고 설명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2011년 한국 주식시장의 최고 인기상품은 상장지수펀드(ETF)다. 지수의 오르내림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인덱스펀드의 일종으로 한 해 동안 순자산 규모가 60% 늘어 10조 원대를 돌파했다. 성적도 좋았다. 코스피가 11% 떨어지는 동안 KODEX 자동차, KODEX 골드선물 등 수익률이 10%를 웃돈 ETF가 적지 않았다. 증권업계에서 ‘ETF 전도사’로 불리는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ETF운용본부장은 “2012년에도 ETF”라고 강조했다.

그는 “불안정하고 등락을 반복하는 시장에서 ETF만 한 투자처는 없다”며 “올해는 시장수익률의 두 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ETF,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ETF에 관심을 가질 만하다”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한국에 ETF를 들여온 주역이다. 금융당국을 찾아다니며 도입의 필요성을 설득했고 2002년 10월 한국 첫 ETF인 ‘코덱스200 상장지수’를 선보였다. 국내 설정된 ETF는 106개에 이르지만 상품 특성이 비슷한 걸 빼면 실제 30개 남짓이다. 이 가운데 23개를 배 본부장이 만들었다. 국내 ETF시장에서 삼성자산운용의 시장점유율은 57%에 이른다.

그는 ETF에 대해 “더 싸고(Cheaper) 빠르고(Faster) 영리하다(Smarter)”고 강조했다. ETF는 코스피200 종목이나 삼성그룹 상장사 등의 주가를 지수로 만들어 등락에 따라 수익률을 결정하는 방식이다. 편입 종목이 결정돼 있으므로 리서치 인력이 필요 없다. 개별 종목을 자주 사고팔지 않으므로 운용비용도 거의 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고객이 물어야 할 수수료가 일반 펀드의 4분의 1 수준이다. 일반 펀드와 달리 실시간으로 사고팔 수 있고, 리스크도 작은 편이다.

배 본부장은 “매니저를 사지 말고 시간을 사라”고 말했다. 아무리 뛰어난 펀드매니저도 수익률이 나쁠 때가 있으므로 장기적으로 오를 ‘지수 자체’를 사라는 얘기다. 그는 “시장 초과 수익률은 누군가의 희생을 전제로 한 과욕”이라며 “싼 비용으로 꾸준한 수익률을 기대하는 ETF가 개인투자자에게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배 본부장은 2012년 국내 ETF시장이 30% 남짓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안정된 투자처라는 인식이 퍼진 데다 아직 선진국에 비해 증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은 까닭이다. ETF가 증시 거래대금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미국이 약 35%이며 한국은 15% 선이다.

그는 “매달 일정액을 적립식으로 ETF에 투자하면 노후 준비가 저절로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배 본부장은 “존 보글 뱅가드펀드 설립자가 1945년 프린스턴대 박사논문으로 ETF 투자 이론을 내놓았을 때 실제 이를 따라한 사람들이 은퇴할 때 백만장자가 된 일화가 있다”고 소개했다. 올해 채권 관련 ETF를 새로 선보일 그는 “주식이든 채권이든 목돈이 필요한 시점까지 최소 5년 이상 적립식으로 장기 투자를 하라”고 권했다.

이은우 기자 lib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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