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테마주에 한국증시 휘둘려

  • Array
  • 입력 2012년 1월 8일 20시 29분


총선과 대선을 앞둔 정치의 해를 맞아 정치 테마주가 한국 증시를 뒤흔들고 있다. 정치테마주가 78개에 이르고 이들의 시가총액은 12조 원에 육박하고 있다. 적자투성이 기업들의 주가가 정치 테마를 이유로 줄줄이 급등하자 금융당국이 '긴급조치권'을 활용하기로 하는 등 조사를 강화하고 나섰다.

[채널A 영상]경계해야 할 ‘정치인 테마주’ 무엇무엇이 있나

8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정치테마주로 분류한 78개 종목의 시가총액은 2011년 6월 말 7조6000억 원에서 5일 현재 11조7000억 원으로 54% 증가했다. 같은 기간 유가증권 및 코스닥 시장의 시가총액이 8.4%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상식을 벗어난 증가세로 분석된다.

정치 테마주의 대부분은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과 박근혜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장 등 정치인과 관련된 기업들이다. 안철수연구소는 최근 6개월 새 714%의 상승률을 보였고, 박근혜 테마주로 꼽히는 마크로젠은 같은 기간 217% 뛰었다. 증시 전문가들은 테마주 상당수가 적자를 내고 있어 투자자 피해가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코스닥 상장기업인 클루넷은 지난해 8월 초 '안철수 테마주'로 부각되며 5개월 새 주가가 350%나 올랐다. 지난해 8월9일 1030원에서 5일 4640원으로 뛰었지만 주당순이익(EPS)은 -1650원 수준이다. 한 주당 1650원의 적자를 냈다는 뜻이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작전세력이 정치 테마로 주가를 띄우면 개인투자자들이 이들 종목을 대거 사고팔며 '폭탄 돌리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실제 4일 코스닥시장에서는 안철수연구소, EG, 아가방컴퍼니 등 정치 테마주가 거래대금 1~3위를 휩쓸기도 했다. 금융위원회는 8일 "테마주 관련 시세조종 등 불공정거래에 대해 한국거래소 조사, 증권선물위원회 의결 등 절차를 생략하고 바로 검찰에 고발하는 '긴급조치권'을 적극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이은우기자 libra@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