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들어 증권사들이 잇달아 두산중공업을 매수하라고 추천에 나섰다. 대우, 우리투자, KTB투자증권 등이 최근 5일 동안 목표주가를 높이거나 매수를 추천했다. 이 회사 주가는 10일 4.13% 오른 6만56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여러 증권사가 매수를 추천한 이유는 간단하다. 지난해 악재가 올해 들어 호재로 반전했기 때문이다.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상반기 수주 실적이 기대치를 밑돈 데다 동일본 대지진이란 대형 악재까지 만났다. 원자력발전이 매출의 20%에 가까운 탓에 대지진으로 인한 방사성 물질 누출은 두산중공업에 대한 실적 악화 우려를 부추겼다.
당초 두산중공업은 지난해 1월 증시 개장일에 8만670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2011년 연간 약 10조 원 규모의 수주가 예상된 데 따른 기대감이 반영된 주가였다. 하지만 지난해 1분기(1∼3월) 수주액이 고작 1조5000억 원 남짓에 그치면서 실적 악화 우려가 현실화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3월 동일본 대지진으로 방사성 물질이 누출되면서 두산중공업을 둘러싼 대외여건이 크게 악화됐다. 세계적으로 원전 건설을 중단하려는 분위기가 형성됐고 이는 두산중공업의 원전 수주 부진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2011년 하반기에 접어들어 상황이 극적으로 호전됐다. 지난해 4분기(10∼12월) 들어 인도와 중동 지역에서 예상치 못한 수주가 쏟아지면서 상반기 내내 두산중공업을 짓눌렀던 우려가 씻은 듯이 사라졌다. 역설적으로 동일본 대지진이 호재의 토대로 작용했다. 일본이 원전 분야를 축소하면서 세계시장에서 두산중공업이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 것.
증권업계는 두산중공업의 2011년 수주액이 10조 원을 넘었고 매출액은 전년 대비 41% 증가한 8조7173억 원으로 추정하고 있다.
하석원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이 대지진과 방사성 물질 누출로 원전 사업에서 손을 떼고 있다”며 “세계 원전 수주시장에서 일본이라는 경쟁자가 사라지면 두산중공업이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다 두산그룹 전체를 짓누르던 ‘밥캣 악재’도 지난해 11월 해소됐다. 두산중공업의 자회사인 두산인프라코어가 2007년 미국 소형 건설장비업체인 밥캣을 인수하면서 안게 된 22억9000만 달러의 채무가 양호한 조건으로 재조정된 것. 상환기간은 3년 연장됐고 대출조건도 개선됐다.
이에 따라 증권업계는 2012년 두산중공업의 매출액이 10조 원을 돌파하고 2013년에는 순이익이 8000억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했다. 다만 향후 수주 실적과 원전에 대한 국내외 여론은 지켜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꾸준한 수주가 이뤄지고 원전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지 않는다면 두산중공업이 유망종목으로 주목받을 만하다는 얘기다.
성기종 대우증권 연구원은 “두산중공업이 원천기술을 확보해 왔고 글로벌 경기가 부진해도 발전 설비시장은 안정된 성장이 예상된다”며 “2012년 예상실적으로 볼 때 주가수익비율(PER)이 7.1배 수준으로 주가가 상당히 저평가돼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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