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ey&Life]2012 증권…모색에서 도약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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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2년 1월 12일 03시 00분


전문가, 올해 증시 ‘암중모색’ ‘극세척도’ 전망… “신중에 신중 기해야”


《미국 국가신용등급 강등부터 유럽 재정위기 심화까지 유례없는 ‘악재의 홍수’가 쏟아졌던 지난해는 투자자들에게 가혹한 한 해였다. 하지만 새해인 2012년 증시는 승천하는 흑룡처럼 지난해 묵은 악재들을 훌훌 털어내고 하늘로 용솟음치길 바라는 희망을 안고 있다. 동아일보 증권팀은 투자자들의 기대와 불안이 여느 때보다 크게 엇갈리는 올해 주식시장 전망을 알아보기 위해 교보 대우 동부 대신 미래에셋 삼성 신한 SK 우리 KB KTB 하나대투 한국 현대 한화증권 등 15개 증권사 프라이빗뱅커(PB) 15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 ‘흑룡 증시’ 용솟음은 하반기부터

올해 ‘흑룡 증시’는 연초부터 여러 가지 짐을 진 채 출발했다. 지난해 증시 혼란을 부추겼던 글로벌 악재들이 여전히 남아 있기 때문이다. 대형 증권사 PB들은 올해 증시에서 무엇보다 신중에 신중을 거듭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PB들은 올해 증시를 나타내는 사자성어로 ‘암중모색(暗中摸索·어둠 속에서 손을 더듬어 찾는다)’ ‘임사이구(臨事而懼·어떤 일도 만만히 보지 말라)’를 가장 많이 꼽았다.


올해 가장 유의해야 할 위험요인으로는 지난해부터 증시의 발목을 잡고 있던 ‘유럽 재정위기’(37.0%),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경기 둔화’(17.6%)를 주로 지목했다. 여기에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후의 권력승계 문제에 따른 ‘북한 리스크’(13.0%), ‘대선 등 국내 정치 리스크’(7.3%)도 거론했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증시를 옥죄고 있는 각국의 대선이나 총선 등 정치적인 변수들이 어디로 튈지 알 수 없기 때문에 한 치 앞을 내다보기 힘들어 신중함이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대외 악재가 여전한데도 올해는 ‘용두사미’로 끝났던 지난해 증시와는 사뭇 다를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역경이 있겠지만 이를 극복하고 강세장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는 희망적인 전망이 제법 많이 제시됐다. 이에 따라 상당수 PB들이 ‘일양내복(一陽來復·동지를 고비로 음기가 사라지고 양기가 다시 온다)’ ‘영과후진(盈科後進·유럽 재정위기란 웅덩이를 채우고 앞으로 나아간다)’ ‘극세척도(克世拓道·어려움을 극복하고 새 길로 나간다)’를 올해 증시에 어울리는 사자성어로 꼽았다. 특히 상반기 중 여러 악재 소화되는 과정을 거친 이후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반등이 나타날 것으로 예상하는 PB가 많았다.

김동준 한화투자증권 올림픽지점 PB는 “유로존 리스크 해결 과정과 경기 하강이 맞물리는 상반기에 비해 하반기는 코스피가 적정 수준을 찾아가며 강세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고 말했다.


○ ‘국내 주식형펀드’ ‘삼성전자’ ‘ETF’ 유망

불확실성이 여전하고 변동성이 높은 증시에 선뜻 발을 들여놓기 두려운 투자자가 많겠지만 이런 때일수록 상품 선택이 중요하다. PB들은 새해 증시의 유망 상품으로 단연 ‘국내 주식형펀드’(26.0%)를 추천했다. 지난해 말 첫선을 보인 뒤 올해 본격적으로 투자에 나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는 ‘헤지펀드’(21.7%)도 상당한 추천을 받았다. 시장 흐름과 관계없이 절대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라는 점이 작용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증시가 불안한 만큼 안전자산으로 손꼽히는 금이나 달러에 투자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12.4%)도 높게 나왔다.

종목 선정에 실패하면 낭패를 볼 위험이 있지만 국내 기업들의 성장성이 여전히 뛰어나므로 직접투자에 나서는 것도 좋을 것이란 의견도 15.5%에 이르렀다. PB들은 ‘올해 딱 두 종목만 사야 한다면 어떤 종목을 사야 할까’라는 질문에 삼성전자를 가장 많이 선택했다. 이 외에도 PB들은 현대차 기아차 LG화학 제일모직 삼성물산 등 주로 업계 대표주나 대형 우량주를 추천했다. 이종우 솔로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전반적인 불안감 속에서도 대형 우량주는 그나마 버텨줄 것이란 믿음이 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해 한국 증시의 최고 인기상품이었던 상장지수펀드(ETF)의 선전은 올해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코스피가 11% 떨어지는 동안에도 수익률 10%를 웃돈 ETF가 적지 않았다.

배재규 삼성자산운용 본부장은 “올해도 한동안 불안정하고 등락을 반복하는 시장이 이어질 것으로 보이는 만큼 시장수익률의 두 배를 추구하는 레버리지ETF, 주가와 반대 방향으로 움직이는 인버스ETF 등이 유망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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